[마이데일리 = 대전 김건호 기자] ”쫓기는 마음이 약간 있었다.”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4회까지 큰 위기 없이 넘긴 양현종은 3회 6점, 4회 2점의 득점 지원을 받으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5회말 2실점 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6회초 1점을 더 지원받았고 6회말을 실점 없이 넘긴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KIA가 11-2로 앞선 7회말 7실점 하며 한화에 추격당했지만, 8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전상현이 실점 없이 넘기며 승기를 굳혔고 그대로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양현종은 올 시즌 첫 승리를 4경기 만에 기록하게 됐다. 첫 등판이었던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승리와 연이 멀었다. 4월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5⅓이닝 4실점으로 패배를 떠안았다. 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 후 양현종은 “첫 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승리를 해서 저도 약간 쫓기는 마음이 약간 있었다”며 ”그런데 오늘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넉넉하게 빼줘서 저도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탈삼진을 8개나 잡으며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지난 3경기에서 기록한 탈삼진의 합계와 같은 수치다. 양현종은 “체인지업이 좋았던 것 같다. 저는 항상 던질 때 중견수에게 많이 물어본다. 중견수가 공이 가는 길을 제 바로 뒤에서 보기 때문이다. (최)원준이도 체인지업이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서)건창이도 같았다”며 ”그 부분에 조금 더 힘을 얻어서 체인지업을 조금 더 자신 있게 던졌다. 삼진도 많이 잡고 이닝도 많이 책임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여유롭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한 순간 한화의 저항이 거셌다. 한순간에 7점을 뽑으며 KIA를 압박했다. 하지만 결국 KIA가 리드를 지키며 웃었다.
양현종은 “이게 야구인 것 같다. 정말 언제 뒤집어질지도 모르고 언제 따라갈지 모르는 것이 야구라고 생각한다”며 ”윤중현이나 김사윤의 마음을 안다. 저도 어렸을 때 많이 겪어서 그 마음을 안다. 그 선수들이 좀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의기소침 안 했으면 좋겠다. 그 역할에 정말 최선을 다한다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9승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연속 승리 기록을 8시즌으로 마감해야 했다. 아쉬웠다. 하지만 그가 그것보다 더 신경 쓰고 있는 기록이 있다. 바로 170이닝 이상 소화다. 양현종은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9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 책임졌다.
그는 “승리를 따내는 것은 오늘 경기도 그렇고 정말 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년 결과는 아쉬웠지만,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저 스스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닝이다”며 ”지금처럼 꾸준히 이닝을 던져준다면 제 성적뿐만 아니라 팀에 조금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목표는 이닝을 많이 책임지고 시즌이 끝났을 때는 170이닝 이상 던지는 그런 기록을 유지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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