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75세 키스톤이 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11일 광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나이 계산에 착오가 있지만, 베테랑들의 저력을 믿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범호 감독은 10일 광주 LG전 후반에 잠시 가동한 유격수 김선빈(35)-2루수 서건창(35) 키스톤을 앞으로도 간헐적으로 내보낼 수 있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빈이가 경기후반 1~2이닝 정도 유격수를 볼 수 있다. 경기 초반부터 유격수로 내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후반에는 상황에 따라 해야 한다. 우선 젊은 선수들을 내고 상황에 따라 대타도 쓰고, 그러면 후반에 선빈이나 (김)규성이를 돌아가며 활용하면 된다. (홍)종표를 쓰면 규성이를 후반 대수비로 쓸 수도 있다. 유격수 (박)찬호가 올 때까지”라고 했다.
KIA는 박찬호가 허리 통증으로 6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개점 휴업이다. 그런다 박찬호를 백업한 박민도 10일 광주 LG 트윈스전 6회초에 좌측 파울 타구를 쫓아가다 경기장 구조물에 왼 무릎을 크게 찧어 3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서 유격수가 가능한 내야수가 김규성만 남았다. 그러자 이범호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417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던 홍종표를 1군에 올렸다. 11일 광주 LG전서 9번 유격수로 기용, 사실상 수비만 안정적으로 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홍종표는 3루타로 4년만에 1군에서 타점을 신고하더니 멀티히트에 희생번트까지 성공하는 등 맹활약했다. 단, 김규성과 홍종표를 번갈아 기용하다 대타로 교체되면, 상황에 따라 김선빈이 유격수로, 서건창이 2루수로 들어갈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범호 감독의 “75세 키스톤”이라는 말은 사실 “70세 키스톤”이 맞다. 그러나 유격수 출신, 2루수 출신 베테랑들의 결합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데뷔 후 2019년까지 유격수를 본 김선빈은, 2017년 통합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였다. 서건창의 야구 역사가 곧 2루수 역사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2루수로 뛰며 2014년 201안타 MVP를 누렸다.
경기후반 1~2이닝간 호흡을 맞추더라도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수비 안정감이다. KIA 시즌 초반이지만, 실책 25개로 리그 최다 1위다. 15경기를 치렀으니 거의 경기당 1.7개에 육박하는 수준. 오랜만에 유격수를 맡은 김선빈은 10일 1~2이닝으로 뭔가 파악하긴 어려웠다.
대신 두 사람의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경기 초반에 키스톤을 이루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이다. 물론 박찬호가 다음주에 건강하게 돌아오면 70세 키스톤의 가동 시간은 더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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