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한국에서 건너온 ‘천재타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연이틀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이번엔 환상적인 배트 컨트롤로 변화구를 공략하는 한편 156km 강속구를 때려 안타를 작렬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와 선발투수 카일 해리슨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에 맞서 워싱턴은 CJ 에이브람스(유격수)-레인 토마스(우익수)-조이 갈로(지명타자)-조이 메네시스(1루수)-제시 윙커(좌익수)-라일리 애덤스(포수)-일데마로 바르가스(1루수)-트레이 립스컴(3루수)-제이콥 영(중견수)과 선발투수 호안 아돈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정후는 여느 때처럼 1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선발투수로 나온 우완 아돈과 맞대결을 펼친 이정후는 볼카운트 1B 2S에서 4구째 들어온 95.6마일(154km) 포심 패스트볼을 쳤으나 3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안타 생산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웨이드 주니어가 좌전 안타를 때려 득점 기회를 엿봤지만 솔레어가 헛스윙 삼진 아웃, 콘포토가 2루수 땅볼 아웃에 그쳐 선취 득점을 뽑지 못했다.
이날 경기의 선취점은 샌프란시스코의 2회말 공격에서 나왔다. 1사 후 에스트라다가 볼넷을 골랐고 야스트렘스키가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어 베일리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3루주자 에스트라다가 홈플레이트를 밟아 샌프란시스코가 1-0 리드를 획득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기쁨은 잠시였다. 3회초 2사 후 영이 중견수 이정후 앞으로 안타를 때린데 이어 2루 도루와 3루 도루를 성공했고 에이브람스가 우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샌프란시스코가 1-2 역전을 당한 것이다.
이정후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등 출루에 사활을 걸었지만 볼카운트 2B 2S에서 6구째 들어온 94마일(151km) 포심 패스트볼을 친 것이 투수 땅볼로 이어져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2사 후 솔레어가 볼넷을 골랐지만 역시 득점은 없었다. 콘포토가 1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이닝이 종료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말 에스트라다가 3루수 방면으로 안타를 때리고 베일리가 볼넷을 고르면서 2사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아메드가 유격수 땅볼을 치는 바람에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워싱턴은 5회초 2사 후 영이 우전 안타를 때리고 2루 도루를 성공하자 에이브람스가 좌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추가했다.
워싱턴은 5회말 좌완투수 로버트 가르시아를 구원투수로 투입했고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정후의 예술적인 배트 컨트롤이 빛난 순간이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나친 이정후는 2구째 들어온 바깥쪽 슬라이더를 끝까지 쫓아가 기어코 안타를 만들었다. 구속은 84마일(135km)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음에도 대타로 나온 윌머 플로레스와 솔레어가 모두 삼진 아웃에 그치는 한편 콘포토마저 1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허무하게 공격을 마쳐야 했다.
마침내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공격에서 3-3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채프먼이 우전 안타를 쳤고 2사 후 베일리가 우전 안타를 날렸다. 그러자 아메드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우익수 토마스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주자 2명이 득점, 샌프란시스코가 3-3 동점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정후는 2사 3루 찬스에서 우완투수 조던 윔스와 상대했으나 볼카운트 2B 1S에서 4구째 들어온 86마일(138km) 슬라이더를 친 것이 유격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이어져 타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워싱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7회초 선두타자 윙커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애덤스가 중견수 이정후 앞으로 안타를 때리는 등 1사 2,3루 찬스를 잡은 워싱턴은 립스컴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앞서 나갔다.
샌프란시스코도 추격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이것이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8회말 2사 후 야스트렘스키가 투수 강습 안타를 때리고 베일리가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아메드가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한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윙커에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데 이어 애덤스가 우전 적시 2루타를 맞아 3-5 리드를 헌납하면서 불리한 위치에 처했다.
샌프란시스코의 9회말 공격. 선두타자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워싱턴 마무리투수 카일 피네건과 상대했고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들어온 97마일(156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플로레스가 좌전 안타를 터뜨리고 솔레어가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콘포토가 투수 땅볼을 치면서 3루에서 홈플레이트로 대쉬하던 이정후가 포스 아웃을 당해 득점 사냥에 실패했다.
그래도 1사 만루 찬스는 이어졌다.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하는 순간. 그러나 채프먼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샌프란시스코는 3-5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날 패배로 샌프란시스코는 2연패를 당하며 시즌 전적 4승 8패를 기록했다. 워싱턴은 5승 6패.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해리슨은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으면서 5피안타 3실점으로 선방했으나 이날 경기의 승패와 무관했다. 해리슨에 이어 나온 우완 라이언 워커가 1이닝 1피안타 1실점을 남기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워커의 시즌 첫 패.
이날 경기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 .255, 출루율 .315, 장타율 .340에 1홈런 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정후가 기록 중인 올 시즌 안타 개수는 12개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1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워싱턴과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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