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주 LG는 두 차례 끝내기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두 번 모두 구본혁이 주인공이었다.
지난 4일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쳤던 그는 이틀 뒤 6일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도 9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19년 프로 데뷔 후 통산 홈런이 두 개 뿐인 선수였지만 믿기 힘든 타격으로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구본혁의 만루 홈런에 가려졌지만 6일 KT 전에서 사실 LG가 역전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뛰는 야구’였다. LG의 뛰는 야구는 도루에 국한되지 않는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이날 8회말 보여준 문보경의 베이스러닝이 그랬다.
2-4로 뒤지고 있던 LG는 8회말 김현수의 우전 2루타와 오스틴의 3루 방면 내야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문보경의 1루 땅볼 때 대주자 김현종이 득점해 4-3이 됐다. 이후 박동원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오지환이 2루 방면 내야안타를 쳤다. 1.2루 간을 뚫을 거 같았던 타구를 KT 2루수 천성호가 몸을 날려 실점을 막는 듯했다. 하지만 2루 주자 문보경이 3루를 밟고 거침없이 홈으로 쇄도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문보경의 베이스러닝에 천성호는 당황했고 뒤늦게 홈으로 송구했지만, 간발의 차로 세이프가 됐다. 이렇게 LG는 상대 허를 찌른 뛰는 야구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9회말 만루 찬스를 잡은 LG는 구본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한편 지난 시즌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LG에 ’뛰는 야구’라는 확실한 색깔을 입혔다. LG의 뛰는 야구는 비단 올 시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팀 도루가 166개로 2위 두산 베어스(133개)에 크게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는 팀 도루 성공률이 62.2%에 그치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25번 도루를 성공하는 동안 실패는 8번에 불가하다. 팀 도루 성공률이 75.8%다. 전문가들이 말하길 도루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75% 이상의 성공률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올 시즌 LG는 기대치에 부응하고 있다.
이제 LG를 상대하는 팀들은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상대 배터리와 벤치는 주자를 의식하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야수들도 한 베이스 더 가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신경 쓰며 언제나 주자를 경계해야 한다.
결정적인 상황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는 LG표 ‘뛰는 야구’다. 옛말에 실패를 핑계로 도전을 멈추지 말라는 말이 있다. 끝없는 도전과 실패에도 계속되는 LG의 뛰는 야구는 상대를 지치게 한다.
[8회말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동점을 만든 문보경.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