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아무도 올 시즌의 서울 SK 나이츠를 욕할 수 없을 것 같다.
SK는 8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부산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 77-97로 대패했다.
이날 경기 패배로 SK는 올 시즌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6강 PO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KCC에 패배했던 SK는 이날 경기 패배로 KCC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분명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양 팀의 위치는 정반대였다. 2022-2023시즌 KCC는 SK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4강 PO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KCC가 설욕에 성공하면서 4강 PO 티켓을 손에 넣었다.
분명 SK가 유리했던 것은 사실이다. SK는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덕분에 홈 어드밴티지를 얻어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렀다. 그러나 홈 이점을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KCC에 두 방을 얻어맞았다.
올 시즌은 SK의 실패라고 볼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SK는 우선 시즌 초반 12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특히 안영준, 오재현 등 젊은 자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부터 허일영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슈터 기근을 겪었고, 여기에 드리블 돌파로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김선형마저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SK는 김선형이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 동안 많은 승 수를 쌓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안영준이 시즌 중반 무릎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했다. 주전 멤버를 기용할 수 없었던 SK는 연패에 늪에 빠졌다. 결국 SK는 창원 LG와 수원 KT에 2위와 3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시즌 막판에는 오재현까지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나름대로 수확은 있었다. SK는 2023-2024시즌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준결승전에서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비록 치바 제츠에 패배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전희철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 시즌 SK의 불운은 모두 타이트한 경기 일정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EASL을 병행해야 했던 SK는 다른 KBL 구단보다 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는데 필리핀 원정을 다녀온 뒤 며칠이 지나지 않고 곧바로 정규리그 경기를 치러야 했다.
당연히 주전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쌓일 수밖에 없었고, 과부하가 오면서 부상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정규리그 막판 잡을 경기를 잡으면서 4위로 PO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비록 SK가 KCC에 완패하며 4강 PO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결코 실패였던 시즌이라고 볼 수 없다. KCC가 시즌 막판부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6강 PO에서 극강의 공격력을 선보인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제 SK의 관심사는 전희철 감독의 잔류 여부다. 전희철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SK와 계약이 만료된다. 전희철 감독은 데뷔 시즌 통합 우승을 이뤄낸 사령탑이기 때문에 재계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전희철 감독은 현역 시절 SK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뒤 영구 결번을 받은 레전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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