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의 맞대결? 즐겼다고 할 수 없다.”
이마나가 쇼타(31, 시카고 컵스)에게도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는 다른 세상 사람이었다. 비슷한 나이대지만, 맞대결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처음으로 성사됐다. 시카고 언론들도 이미나가의 선전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이마나가는 4년 5300만달러, 4+1년 최대 8000만달러(약 1084억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작했다. 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데뷔전서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안았다. 그리고 8일 다저스를 상대로 4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했다.
충분히 시즌 2승 페이스였지만, 비가 내려 경기가 2시간51분이나 중단되면서, 이마나가가 마운드에 다시 오르기 어려웠다. 그래도 두 경기 연속 압도적인 투구를 했고, 특히 오타니와의 맞대결서 완승을 챙긴 게 눈에 띄었다.
오타니는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마나가에게 볼카운트 2B2S서 세 차례 연속 파울 커트를 했다. 93~94마일 패스트볼과 스플리터였다. 결국 이마나가는 9구 94.4마일 포심으로 오타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약간 몸쪽으로 떠오르는 공에 오타니가 속았다.
3회에도 91마일 포심을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그러자 오타니가 방망이를 내밀었고,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마나가는 투구동작에 들어간 뒤 공을 던지기 직전에 반 템포 정도 멈추는데, 이게 타자들로선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은 듯하다.
천하의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도 잘 막는 등, 이마나가는 승리만 못 따냈을 뿐 다저스를 상대로 할 만큼 했다. 물론 이마나가에게도 승부욕이 있었다. 그는 9일 이센셔널 스포츠에 오타니를 잡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단지 경기장 환경이 자신에게 유리해서다. 이마나가는 “바람이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걸 알고 있었다. 장타력이 있는 왼손타자가 컨택하면 그 바람이 컵스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고 했다. 쉽게 말해 오타니가 잡아당기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부는 바람이, 오타니 타구의 비행을 방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했다는 얘기다.
심지어 디 어슬래틱에 이마나가는 “오타니는 내 공을 강력한 스윙으로 연결했다. 아마도 홈런을 위한 스윙이었을 것이다”라면서 “나는 오타니와의 맞대결을 즐겼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를 막는 건 팀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과정의 일부였다”라고 했다.
이센셔널 스포츠는 “이마나가가 다저스 슈퍼스타보다 우세할 줄 누가 알았겠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두려운 타자 중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이마나가는 당황하지 않고 상상도 못할 일을 해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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