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난데 없이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을 둔 레전드 논란이 일었다.
때아닌 손흥민 혹평이 나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었던 앤디 타운센드는 지난 2일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에 출연해 손흥민에게 레전드 칭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운센드는 “손흥민이 최고의 선수라는 건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설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건 옳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배경으로 “레전드라는 표현은 올바르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내 대본에 그런 내용을 넣었는데 손흥민을 전설이라고 부르는 건 옳지 않다. 분명 훌륭한 선수지만 내 생각에 전설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타운센드가 평가하는 레전드의 문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무려 9시즌을 주전으로만 뛰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297경기에 출전해 118골을 기록했다. 최근 루턴 타운전에서 뽑아낸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전설 스티븐 제라드(120골-역대 득점 22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른 모든 공식전을 따져도 400경기 160골의 높은 영양가를 과시한다. 1882년에 창단한 토트넘의 긴 역사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최다 득점 기록이다. 최근 클리프 존슨(159골)을 밀어내고 토트넘 구단 최다 득점 단독 5위가 됐다.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증명할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공식 이달의 선수상 측면에서도 손흥민은 리빙 레전드와 다름없다. 지난해 9월 개인 통산 4번째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손에 쥐면서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보다 많은 수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이상 7회), 스티븐 제라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상 6회), 웨인 루니, 로빈 판 페르시(이상 5회)까지 단 6명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을 레전드라고 말할 수 없다는 타운센드의 주장이라 논란이 상당하다. 다만 손흥민을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가 팽배하지는 않다. 손흥민이 만들어온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특히 토트넘 역사상 최다 득점 단독 5위에 오르면서 과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단계에 이르면서 상당한 조명을 이끌어내고 있다. 토트넘은 구단 채널을 통해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해리 케인(280골)을 비롯해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 옆자리에 손흥민이 도달한 게시물을 올렸다. 토트넘 역사를 관통하는 레전드라는 평이다.
영국 매체 ’90min’도 손흥민의 득점 기록과 함께 토트넘 최다골 5인을 함께 조명했다. 클래식한 유니폼을 입은 과거 선수들과 함께 자리한 손흥민의 모습이 상당한 감격을 안긴다. 워낙 화려한 라인업에 포함돼 타운센드의 레전드 논란을 반박할 자료로 충분하다.
대기록을 완성한 손흥민은 “내가 얼마나 많은 골을 넣었는지 알지 못했다. 원클럽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자 나에게는 큰 영광이다. 나와 함께한 동료들과 감독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토트넘 동료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아 소위 레전드를 운운하는 안티성 발언에 개의치 않는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 둥지를 튼 데스티니 우도기는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손흥민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도기는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이자 리더다.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도움이 되는 말만 한다. 손흥민의 플레이 방식은 물론 리더십을 보여주는 방식까지 정말 놀라울 뿐”이라고 인정했다.
미키 판 더 펜은 최근에도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톱 클래스 선수다. 경기장 안에서는 팀을 이끌고 밖에서는 축구만 생각한다. 사적인 대화를 해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의 볼 터치와 마무리가 피치 위에서 얼마나 위협적인지 볼 수 있다. 항상 우리가 축구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에게 토트넘 주장을 맡긴 결정을 내렸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만족감은 더욱 크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캡틴으로서 지니는 가치를 이야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긴 시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던 위고 요리스의 후임을 정하는 일이라 주장 선임은 중대한 일이었다. 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이상 바이에른 뮌헨)처럼 이 구단에 오래 있던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할 방향에 있어 모든 부분에 변화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