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24시즌 K리그가 개막하고도 미뤄왔던 영상관리자(RO•Replay operator)에 대한 정식 자격을 이제야 승인했다. 무자격자가 판정에 관여하는 정황이 드러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 취재 결과 프로축구연맹이 관리 감독하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 대행 신생 업체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무자격 RO들의 승인 절차를 밟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VAR 전임 강사 자격을 갖춘 심판 및 프로 심판들이 투입된 가운데 비경쟁 경기를 대상으로 한 실전 교육을 진행했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승인을 받지 않은 RO 2인이 중요 반칙 상황을 연출한 시뮬레이션 세션과 단축 경기를 처리하는 과정을 이제서야 이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29일에는 일산 내 체육공원에서 펼쳐진 양천구 TNT FC와 중랑축구단의 연습 경기를 대상으로 실전 테스트를 거쳤다.
이러한 과정은 개막 전에 모두 필수로 이뤄졌어야 한다. 그러나 축구연맹의 느슨한 관리 속에 K리그 1, 2부 경기를 모두 담당할 승인된 RO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3라운드까지 무자격자가 비디오 판독 운영실(VOR)에 자리했다.
스포티비뉴스는 3월 한 달 간 하나은행 K리그 2024에서 불거진 VAR 오류 및 불법 행위를 다뤘다. 그중 2~3라운드에 걸쳐 총 8경기에 걸쳐 미승인자 RO가 관여한 걸 확인했다. 경기 흐름을 읽고, 판정에 관련된 영상을 심판들에게 제공하는 보직인 RO가 자격을 갖추지 않은 건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제주 유나이티드-대전하나시티즌, 안산 그리너스-수원 삼성전은 지난해까지 활동하고 지금은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승인자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해 명의도용 논란까지 일었다.
명확한 자격 확인 절차 없이 K리그가 거듭 진행되자 심판 및 경기감독관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개막 라운드 직후 VAR 시스템 업체 RO들의 FIFA 자격 승인 충족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구가 담긴 공문을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에 보냈다.
익명의 경기감독관도 “VAR 업체가 바뀐걸 우리도 기사보고 알았다. 올해는 특히 RO 들에 대한 문제점들이 1라운드에서 부터 여러곳에서 발생했다”며 “RO들이 아직 많이 미숙한 것 같다. 우리는 요즘 90분 동안 초조한 상태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연이은 문제 제기에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던 축구연맹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밤 심판들을 대상으로 VAR 비대면 화상 회의를 마련했다. 그러나 사전 예고 없이 당일 고지하는 이례적인 경우에 회의는 정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리그 4라운드 개최를 불과 하루 앞두고서야 인증 과정을 통과한 RO들은 지난 주말 성남FC-김포FC 등의 경기를 담당했다. 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하루 만에 공식전에 배정되면서 공정한 경기 운영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더불어 3라운드까지 미승인자가 판정에 관여한 대목을 인정한 셈이 됐다.
축구연맹은 VAR 운영 업체를 관리하는 주체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을 이용해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예산을 마련했다.
또한 RO 교육 및 승인주체를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도 비판을 피해갈수 없을것으로 보인다.
최소 투입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RO들의 승인절차를 너무나 쉽게 생각해 하루만에 경기에 투입시킬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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