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수많은 이적설 끝에 결국 잔류를 확정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은 2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알론소 감독이 다음 시즌 팀에 잔류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레버쿠젠은 30일 독일 바이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TSG호펜하임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이 경기에 앞서 사전 기자회견이 진행됐고, 기자회견장에는 알론소 감독이 참석했다.
이어서 알론소 감독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이적설에 대해 설명했다. 알론소 감독은 “A매치 기간 동안 구단 수뇌부와 많은 논의를 나눴다. 그 결과 나는 레버쿠젠의 감독으로 남겠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어서 “이 클럽은 나에게 가장 적합한 곳이다. 나는 젊은 감독이고 프로 축구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곳이다. 팀과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고, 동시에 나 자신도 이곳에서 코치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알론소 감독은 이어 “잔류 결정을 내렸을 때 나는 그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구단 관계자들 모두가 나를 존중해줬고, 나도 이에 보답하고 싶었다. 수뇌부와 선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지지를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알론소 감독은 기자회견에 앞서 잔류 사실을 선수들에게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알론소 감독은 최근 수많은 이적설에 시달렸다. 그의 엄청난 능력 덕분이었다. 알론소 감독은 소위 말하는 ‘초짜’ 감독이다. 알론소 감독은 2017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친정팀인 레알 소시에다드 유소년팀과 B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어서 지난 시즌 도중 부진에 빠져 있던 레버쿠젠의 소방수로 낙점받았다. 프로 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레버쿠젠의 분위기를 잘 정비한 알론소 감독은 팀을 분데스리가 6위에 올려놓으며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티켓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컵, UEL를 포함해 공식전 38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특히 리그에서는 12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독일 최강팀 바이에른 뮌헨을 무려 승점 10점 차로 제치고 선두에 올라 있다. 2번의 맞대결에서는 1승 1무로 뮌헨을 제압하며 한 수 위의 실력을 뽐냈다. 자연스레 레버쿠젠은 팀 역사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알론소 감독은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다음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리버풀과 뮌헨이 알론소 감독을 적극적으로 원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모두 알론소 감독이 선수 시절 몸담았던 팀이다.
두 팀은 이번 시즌이 끝난 후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들과 결별한다. 먼저 9년 동안 리버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충격적인 사임 소식을 전했다. 사임의 기류가 없었기에 클롭 감독의 사임은 축구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클롭 감독은 2015년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리버풀을 다시 강호로 만들었다. 2018-1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9-20시즌에는 고대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처럼 클롭 감독과 함께 성공적인 시간을 보낸 리버풀은 이제 작별을 앞두고 있다.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이 설명할 수 있다. 나는 리버풀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도시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우리 서포터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팀과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내 스스로가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언젠가는 발표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 나는 일을 계속해서 또 하고, 또 하고, 또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클롭 감독은 “나는 이미 작년 11월 구단에 말을 했다. 내 업무는 터치라인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것들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일은 이와 같은 활동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미 그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같이 앉아서 잠재적인 이적이나, 다음 프리시즌 장소를 정할 때, 나는 그 때 여기에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매우 어려운 시즌이었고, 다른 팀들은 결별을 결정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오랫동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있어 팀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부였다. 그리고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 일찍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리버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정말 좋은 팀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게 결과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단지 내가 100% 옳다고 생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리버풀은 결국 새로운 감독을 구해야 했고, 알론소 감독을 후보로 낙점했다. 하지만 알론소 감독이 잔류를 선언하며 새로운 감독을 찾게 됐다. 또 다른 후보로는 스포르팅 리스본의 후벤 아모림 감독을 주시하고 있다.
뮌헨 역시 이번 시즌이 끝난 후 토마스 투헬 감독과 결별한다. 하지만 클롭 감독과 느낌이 상반된다. 사실상 경질이기 때문이다.
투헬 감독은 한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전술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아 왔다. 하지만 2022-23시즌 도중 첼시와 결별하며 하락세를 탔다. 이어서 지난 시즌 도중에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뒤를 이어 뮌헨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가 스스로 무너진 덕분에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뮌헨 수뇌부는 투헬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작년 여름 해리 케인과 김민재를 영입하며 선수단을 대폭 강화했다. 케인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2위에 올라있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만 3번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상을 받으며 가치를 입증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합류에도 뮌헨은 크게 흔들렸다. 평소답지 않은 들쑥날쑥한 모습으로 레버쿠젠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결국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날 것이라 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알론소 감독이 잔류를 선언하며 뮌헨 역시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다. 영국 ‘트리뷰나’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알론소 감독은 리버풀보다 뮌헨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뮌헨은 이미 알론소 감독에게 연락을 취했다. 올여름 알론소 감독을 영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전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며 이제 새로운 후임 감독을 물색 중이다. 독일 매체 ‘빌트’에 따르면, 뮌헨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 제르비 감독은 알론소 감독 선임이 불발될 시, 2순위로 낙점된 감독이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