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가 말한 내용을 검증하는 건 야구의 청렴함을 팬들에게 보장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29일(이하 한국시각) MLB 네트워크 ‘하이 히트 위드 크리스 루소’에 출연,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 스캔들에 대해 위와 같이 얘기했다.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의 기자회견 발언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가 오타니 계좌에서 불법도박업자 매튜 보이어에게 흘러간 450만달러 금액의 정체, 목적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그와 별개로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도박을 했는지도 몰랐고 450만달러가 자신의 계좌에서 빠져나갔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야구를 포함한 그 어떤 스포츠도박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감안할 때 오타니가 말한 내용을 검증하는 건 야구의 청렴함을 팬들에게 보장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매우 간단하다”라고 했다. 미즈하라가 독단적으로 450만달러를 불법도박업자에게 보낼 수 없다는 정황을 파악하면, 오타니의 개입 여부를 알 수 있다. 연방정부의 조사 핵심포인트이기도 하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연방 당국이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조사가 있을 때 우리와 전적으로 협력하는 건 매우 어렵다.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우린 법 집행자들이 갖고 있는, 그런 종류의 권한을 갖고 있지 않지만, 조사를 통해 사실을 찾을 수 있으며, 그렇게 할 것임을 확신한다”라고 했다.
물론 만프레드 커미셔너도 조사기간을 두고 “짧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냥 모르겠다”라고 했다. 조사가 길어져도 이번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히는 게 훨씬 중요하다. 적어도 프로스포츠 종사자들은 스포츠 앞에선 순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이날 마침내 LA 다저스의 미국 본토 개막전에 나섰다.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연방정부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오타니가 결국 450만달러 송금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면, 미즈하라의 도박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돼 연방법 저촉 가능성이 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꾸준한 지적이다. 상식적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450만달러라는 거액이 다른 사람 계좌로 들어가는 걸 모르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얘기다. 오타니가 자신의 계좌 비밀번호를 미즈하라에게 가르쳐줬다고 해도 그 정도 금액을 송금하려면 계좌 주인의 동의 및 입증 과정을 거치게 돼 있다는 미국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이런 일이 일반인에게 벌어져도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을 맞을 일이다. 부모, 형제, 자식 간에도 큰 돈은 쉽게 거래하는 게 아니다. 오타니가 사면초과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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