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23살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2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알 무바라즈의 알 파테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한국은 호주와 승부차기 끝에 4-3(2-2)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4월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대비한 모의고사다.
다만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명재용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8강전에서 태국을 1-0으로 따돌린 한국은 준결승전에서도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전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인 호주를 격파하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전력 핵심인 배준호가 소속팀 스토크시티 요청으로 조기에 팀을 떠난 가운데 한국은 김지수(브렌트포드)를 비롯해 양현준(셀틱FC), 강성진(FC서울), 엄지성(광주FC) 등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한국은 전반 10분 호주에 선제골을 내줬다. 측면에서 스루패스에 이어 컷백을 막지 못했다.
한국은 곧바로 따라붙었다.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코로스를 이용준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후반 16분 역전에 성공했다. 호주 진영에서 공을 빼앗으며 기회를 잡았다. 강성진이 날린 왼발 슈팅이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이 잡은 리드는 10분 만에 깨졌다. 수비 진영이 단번에 무너지면서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다.
호주의 동점골을 끝으로 양팀 모두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양팀 첫 번째 키커부터 세 번째 키커까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하면서 이어진 3-3 균형은 네 번째 키커에서 깨졌다. 김정훈 골키퍼가 호주 네 번째 키커가 찬 슈팅을 막아 냈고, 한국 네 번째 키커 서명관이 성공시켜 4-3 리드를 잡았다.
기세 오른 김정훈 골키퍼는 다음 키커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호주 다섯 번째 키커가 찬 슈팅마저 막아내면서 4-3으로 승부차기가 끝났다.
마지막 모의고사를 끝낸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다음 달 카타르에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23세 이하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한국은 일본, 중국, 아랍에미레이트와 B조에 속했다.
이 대회 1, 2, 3위 팀은 파리올림픽에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 소속된 팀과 파리올림픽 티켓 1장을 놓고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숙적 일본은 ‘올림픽 올인’ 체제로 연령별 대표팀을 운영해 왔다. 아시안게임에 이강인 정우영 등 정예 멤버를 소집한 한국과 달리 일부 대학 선수 등 2군을 내세웠고, 대신 올림픽 대표팀은 유럽 원정으로 강팀들과 꾸준한 스파링으로 ‘체급’을 끌어올렸다. 또 서아시아 강호 UAE도 연령별 대표팀이든 성인 대표팀이든 맞붙었을 때마다 한국을 어렵게 했던 팀이다. 조별리그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조 편성이라는 평가다.
황선홍 감독은 조추첨 이후 “16강에 오른 팀들 중 만만한 팀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비교적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방심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상대들이 상당히 강하지만 우리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호주, 카타르, 요르단 모두 전통의 강호들이다. 특히 카타르는 홈팀 이점 있다. 8강부터는 올라올 팀들이 올라온 거다. 토너먼트부터는 매경기 결승이라 생각한다. 한경기, 한경기 목표 향해서 전진한다면 충분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
목표는 3위 안에 들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대회 목표는 당연히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다. 어려운 과정이겠지만 선수들 능력 믿는다. 이 선수들과 올림픽 10회 연속 나가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두 차례 소집 훈련만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지 고민이다. 짧지만 최선 다해서 경쟁력 갖추고 좋은 팀 만들도록 하겠다. 팬들이 원하는 거 잘 알고 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가도록 하겠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당한 A대표팀을 임시로 맡았다. 홈에서 태국과 1-1로 비겼지만 26일 원정에서 3-0 완승으로 두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경기가 끝나고 황 감독은 “하나의 팀으로 하나 승리만 위해서 코칭스태프, 선수들, 지원스태프들 최선을 다했다는 게 고마웠다. 컨디션 사이클을 맞추는 게 힘들었다. 하루를 준비하고 1차전을 치르는 게 제일 어려웠다. 유럽에서 오는 선수들과 함께 모든 걸 찾기는 어려웠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한국을 떠나온 점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을까?) 시간이 지나면 시차 등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질 것이고, 서울에서도 오늘 경기에 맞춰서 사이클을 맞췄다. 하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없으면 어려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고 했다.
이어 “지도자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갈 길이 멀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이제 올림픽 예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오늘로서 (A대표팀 업무를) 정리하고, 이제 고생하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싶다. 잘 준비해서 올림픽 예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팀은 WAFF U-23 챔피언십이 끝나고 귀국한 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해서 4월 2일 국내에서 다시 소집된다. 4월 5일 UAE로 출국해 두바이에서 훈련하는데 4월 9일에는 현지에서 중동팀과 연습경기로 마지막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4월 10일 최종 예선이 열리는 도하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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