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인터 밀란의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 영입설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2023-24시즌 세리에A 선두 인터 밀란이 다음 시즌 수비 보강을 알리면서 김민재가 유력한 영입 후보로 떠올랐다. 주말 내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비롯한 복수의 이탈리아 매체가 인터 밀란이 김민재에게 보여주는 관심을 뚜렷하게 알렸다.
그중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 밀란은 현재 수비진에 문제가 생겼다. 베테랑 수비수인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따라 여름에 센터백 보강 가능성이 있다”며 “대상은 김민재가 될 수 있다. 인터 밀란에 있어 김민재는 꿈의 영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체르비는 최근 나폴리와의 29라운드 도중 주앙 제수스에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안에서 크게 격양됐던 제수스는 아체르비가 “꺼져, 넌 니그로일 뿐이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아체르비는 “난 인종차별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내가 왜 사과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하고 있다. “내가 한 말은 내가 가장 잘 안다”라고 억울함을 표하고 있지만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조사 결과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 10경기 이상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인터 밀란은 김민재를 다시 관찰하고 있다. ‘풋볼 이탈리아’는 “인터 밀란은 김민재를 2022년에도 노렸었다”고 갑자기 눈여겨보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3년을 추적했기에 김민재의 현 상황을 잘 알고 영입 작전을 편다는 해석이다.
이탈리아에서의 활약도 인터 밀란이 파악하는 김민재의 힘이다. 김민재는 고작 1년 뛰고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인터 밀란도 관심을 보였던 2022년 여름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단숨에 빅리그에서 통하는 수비수가 됐다. 시즌 시작부터 주전을 꿰찬 뒤로 기복 하나 없이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으로 이끌었다.
나폴리가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든 건 무려 33년 만이다. 그것도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라 상당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민재는 수비수였음에도 총 45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으로 공수에 걸쳐 영양가가 높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세부 수치를 보더라도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뛴 35경기에서 3,055분을 소화했다. 수비력과 관련한 기록을 보면 경기당 1.6회 태클, 1.2회 가로채기, 3.5회 클리어링 등 우월한 모습을 보여줘 나폴리 팬들로부터 ‘철기둥’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활약은 1년 내내 이어졌다. 잦은 출장으로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도 김민재는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 나폴리를 통해 검증된 수비력으로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입지를 굳혔다. 축구계 개인상 최고 권위인 프랑스풋볼 발롱도르는 지난달 김민재의 나폴리 성적을 발판삼아 전체 22위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을 택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김민재의 독박 수비는 계속됐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구성 환경이 문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등 월드클래스로 센터백을 구성했지만 수적 부족이 문제였다. 부상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던 뎁스 문제가 시즌 초반부터 터지면서 김민재 홀로 부담을 지게 됐다.
괴물답게 김민재만 신체적으로 단단함을 유지했을 뿐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돌아가며 다쳤다. 결국 김민재는 매 경기 선발로 나섰고, 90분을 계속해서 소화했다. 오죽하면 김민재의 떨어지는 체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활약을 꼬집던 현지 매체까지 나서서 혹사 문제를 지적할 정도였다.
확고하던 김민재의 입지가 지금은 달라졌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합류한 에릭 다이어가 주전으로 급부상했고, 김민재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벤치로 밀리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후 마인츠 05, 다름슈타트전까지 분데스리가 경기에도 선발로 뛰지 못해 완전히 3옵션으로 전락했다.
달라진 김민재의 거취가 소문에 불과할 것 같던 인터 밀란행의 변수로 떠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의 소식을 전하는 ‘바이언 스트라이크스’는 “김민재가 인터 밀란의 여름 이적 시장 목표가 됐다. 전반기에 이 소문이 나왔다면 무시했을 것이다. 그때는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기 때문”이라며 “지난 몇 주 동안 김민재는 까다로운 시간을 보냈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밀려 다가오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경기에서도 선발에서 출전하지 못할 수 있다”고 냉정히 바라봤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처분할지 이탈리아도 반신반의한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도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자리를 잃었다”고 판단하면서도 “바이에른 뮌헨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5,000만 유로(약 727억 원)를 지불했던 김민재를 팔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인터 밀란도 큰 돈을 쓸 상황이 아니다. 그래선지 또 다른 이탈리아 매체 ‘블라스팅 뉴스’는 “인터 밀란이 김민재의 영입을 원한다. 과거 첼시에서 로멜루 루카쿠를 영입한 방식과 유사하게 김민재를 임대로 데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대신 완전 영입 옵션을 확실하게 달아 당장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확고한 주전이 아니란 게 상반된 전망을 이끌어낸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 기자는 “바이에른 뮌헨은 시즌을 마치고 김민재 거취를 결정할 것이다. 많은 클럽이 김민재와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비슷하게 바이언 스트라이크스도 “김민재는 전반기에 능력을 확실하게 발휘하며 성공적인 이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금 어려운 국면을 겪고 있고 바이에른 뮌헨의 여름 계획에 달려있다”고 했다. 다음 시즌 감독이 바뀌며 큰 변화를 가져갈 바이에른 뮌헨이라 마냥 확답을 주기 어려운 실상이다.
반대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있지만 심각한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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