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너무 축구를 편하게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팀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감독은 23일 경기 구리 GS 챔피언스파크의 구단 훈련장에서 팀 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따라오려면 선수들의 인식이 조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2시간가량 훈련을 지휘하며 계속 소리친 김 감독은 목이 쉬었다.
그는 “수비에 대한 반응, (공수) 전환에 대한 반응이 (지금까지) 조금 느슨하지 않았나 싶다“며 “습관적인 부분을 계속 바꿔가기 위해 오늘 훈련에서도 계속 소리치느라 목이 잠겼다“고 웃었다. 서울은 개막 전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에서 대한축구협회컵(현 코리아컵) 우승, K리그1 준우승을 이끌어 명장 반열에 올라선 김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쥐었고, 경력만 보면 역대 최고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출신 제시 린가드도 합류했다.
그러나 개막전 광주FC에 0-2로 완패했고, 2라운드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졸전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김 감독의 근심이 깊어진 가운데 3라운드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하며 한숨을 돌렸다.
김 감독은 3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휴식기를 맞아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초반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A매치 기간이 참 중요한 시간이라고 봤다“며 “사실 오늘도 훈련을 두 번 하기로 했는데, 데이터를 보니 그렇게 하면 부상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을 받아 ‘두 번 같은’ 한 번만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에 팀이 변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고, 이런 점진적 변화가 이어지면 우리가 좋은 위치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보기에 팀이 제 궤도에 올라갈 적기는 4월이다.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김 감독은 지난 16일 제주전을 마치고 팀 내 최고 스타인 린가드에게 쓴소리도 했다.
당시 김 감독은 “몇 분 뛰지 않는 선수가 몸싸움도 안 해주고 설렁설렁하고, 90분 출전하는 선수보다 못 뛰면 저는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름값으로 축구할 것 같으면 은퇴한 선수들 데려다 놓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질책했고, 이 발언은 데일리메일 등 매체를 통해 영국에도 전해졌다.
“이런 부분을 걱정하시는 분도 있다”고 웃은 김 감독은 “영국에 내 이름이 크게 났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크게 이야기해야 할까 싶었다“며 “어쨌든 FC서울과 내 이름을 유럽에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농담했다.
서울은 린가드뿐 아니라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 등 이름값 높은 선수가 다수 포진해 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난 제시(린가드)나 어린 선수를 똑같이 대할 것이다. 똑같은 생각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며 “레전드라거나 이름 있는 선수라고 해서 다르게 대우하면 팀을 이끌어가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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