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돈 수십억원을 훔친뒤 불법 도박으로 탕진해 전격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미국 스포츠 매체에 사태의 전말을 털어놨다.
오타니 변호인 측의 주선으로 미즈하라는 20일 미국 ESPN과 90분에 걸친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며 “오타니는 (도박 빚 이야기를 들은 후) 기뻐하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타니는 나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면서 “오타니가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 역시 이 업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수백만 달러를 잃었고, 빚을 메우기 위해 도박을 하고 또 했지만 계속 돈을 잃었다”며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고백한 후, 오타니가 직접 컴퓨터로 자신의 계좌에 로그인해 수개월에 걸쳐 돈을 송금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ESPN에 오타니가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자신의 계좌를 통해 송금했다는 미즈하라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성명을 통해 “오타니는 대규모 절도 피해자”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타니가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 아니라, 미즈하라가 절도를 했다는 게 현재 변호인 측의 주장이다.
21일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오타니의 변호인이 통역사 미즈하라를 도박과 절도 혐의로 고발했고 미즈하라는 이 혐의로 구단에서 해고됐다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도박으로 빚을 지고 있었는데 오타니의 은행 계좌로부터 적어도 450만 달러(약 59억 8000만원)가 송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두 차례 50만 달러(약 6억 6000만원)씩 송금이 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오타니는 전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를 때에도 잇페이의 해고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도중에도 더그아웃에서 잇페이는 오타니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니의 통역을 맡아온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그림자 같은 친구’로 유명하다. 두사람의 인연은 오타니가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니혼햄에서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고있던 미즈하라와 친해진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그를 미국에 데리고 갔다. LA 에인절스 구단이 그를 오타니의 전담 통역사로 받았고, 지난 6년간 미국 생활을 도왔다.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이적할 때도,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전담 통역으로 고용했다.
오타니는 한국 개막전 참가를 위해 구단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아내 다나카 마미코의 얼굴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사진에도 미즈하라와 미즈하라의 아내가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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