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런 외국인선수는 처음 봤다.”
지난 2월 KIA 타이거즈의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한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얘기했다. 자신을 구단 SNS 및 유튜브 등에 소개하고 참여하게 해줘서, 팬들과 소통하게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뜻이었다. 캠프를 취재하던 기자에겐 먼저 ‘주먹인사’를 청하는 등 친화력이 남달랐다.
KIA 새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31)은 당시 자신의 스위퍼와 윌 크로우의 스위퍼가 그립부터 다르다며, 차이점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자신은 스위퍼를 작년부터 익히기 시작했고, 체인지업도 연습 중이라고 했다. 투심 장착을 고민하는 신인 조대현에겐 식사를 멈추고 즉석에서 어드바이스를 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움직임이 지저분한 투심을 보유했다. 구속도 140km대 후반까지 나온다. 스위퍼까지 던지기 시작했다. 스피드로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보니, 스위퍼를 움직임이 아닌, 스피드를 올려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여기에 커브를 자주 섞어 스피드에 차이를 둔다.
19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의 경우 새롭게 익힌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구사율이 높지 않은 편이었다. 최근엔 우투수도 체인지업 구사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강한 좌타자가 많기 때문이다. 좌타자 바깥으로 체인지업을 효율적으로 구사해야 좌타자 승부가 용이해진다. 결국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괜찮은 투구를 했다.
사실 네일은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3⅓이닝 8피안타 4탈삼진 1볼넷 6실점으로 흔들렸다.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두산 좌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삼성 좌타자들과의 승부는 괜찮았다. 유격수 김규성이 1회에만 두 차례 실점하면서, 3실점했으나 비자책 처리됐다.
결국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1승1홀드1패 평균자책점 5.23.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등판서 희망을 보여준 것도 분명했다. 근래 KIA 외국인투수들을 봐도 시범경기서 잘 하고 정규시즌 개막 후 부진한 케이스가 종종 있었다. 실망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네일은 친화력이 좋고, 야구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는 투수다. 정규시즌을 경험하면서 보정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단, 투심 외의 변화구 품질을 확실하게 보증 받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 현 시점에선 크로우~양현종~이의리에 이어 4선발로 예상된다.
KIA의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는 2009년 아귈리노 로페즈, 2017년 헥터 노에시였다. 그런데 이 시즌에 두 번째 외국인투수도 쏠쏠한 활약을 했다. 2009년 릭 구톰슨은 26경기서 13승4패 평균자책점 3.24로 좋았다. 2017년 팻딘도 30경기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14로 좋았다. 일단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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