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결승’ 전영오픈서 금메달 쾌거…”이기는 법 알겠다”
(영종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홍진호는 선수 시절 준우승을 많이 해 숫자 ‘2’와 관련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유명하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여자복식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는 배드민턴계의 홍진호로 불릴 만했다.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지난해 10차례 진출한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2위를 7차례나 했다.
1년 연기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전영오픈, 월드 투어 파이널 등 굵직한 대회에서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2023년을 아쉽게 보냈던 이소희-백하나는 올해 처음 밟은 결승전에서 곧바로 ‘2’의 저주를 털어냈다.
이소희-백하나는 지난 17일 일본의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세계 5위)를 꺾고 전영오픈 정상에 올랐다.
이소희-백하나는 19일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이소희는 “작년에 준우승을 많이 하다 보니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던데 우리가 먹을 줄 모르나’ 하는 생각도 했다”고 웃어 보이면서 “올해 첫 결승에서 바로 우승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백하나도 “작년에는 결승에 가도 괜히 2등을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는 마음을 내려놓았던 것이 잘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소희-백하나는 작년 이 대회 결승전에선 대표팀 동료인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에 패했다. 올해는 4강에서 성사된 재대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소희는 “준결승에서 소영 언니와 희용이를 만나 힘든 게임을 했는데 그 경기에서 이기면서 우승 욕심이 더 커졌고, 이번에는 기회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떠올렸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 넉 달 전에 미리 징크스를 턴 것도 다행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에서 메달을 얻지 못했던 이소희는 “메달만 보고 너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이들이 재작년 10월부터 호흡을 맞춘 점을 고려하면 한 해 준우승 7차례도 엄청난 성과다.
백하나는 “작년에는 이겨내는 법을 몰랐는데 이제 1년이 지나다 보니까 이겨내는 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찬 야심을 드러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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