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의 에이스이자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 경신의 유력한 후보인 다르빗슈 유(38‧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 한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샌디에이고 구단의 오프시즌에 대해 다소 섭섭한 반응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와 소속팀을 비교하는 듯한 뉘앙스로 약간의 논란도 나왔다.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맞섰다.
LA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 명의 일본인 스타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그것도 엄청난 거액을 썼다. 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현대 야구의 새 아이콘이자, 2023년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타니 쇼헤이(30)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했다. 이어 이번 오프시즌 선발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6)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최대어 두 명을 모두 쓸어담았다. 충격적인 행보였다.
반대로 샌디에이고는 자금난에 걸려 이번 오프시즌에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조시 헤이더(휴스턴) 등 있던 전력마저 나갔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12월 말 일본의 음성 전달 서비스인 ‘stand.fm’을 통해 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던 도중 “샌디에이고에 일본 선수들이 모여 (지구 최강자인) 다저스를 꺾는 상상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구단은 아무런 액션도 없었다. 솔직히 너무 슬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다르빗슈가 좌절감을 드러냈다면서 A.J 프렐러 현 단장을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번졌다. 또 다르빗슈는 당시 메이저리그 도전 시점과 맞물려 구단과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를 지지하다 일본 팬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일본 내 여론과 다소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르빗슈의 올해 첫 경기 상대가 다저스라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하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연말 발언에서 ‘타도 다저스’의 뜻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근래 들어서는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이 나름대로 타오르기도 했던 적도 있다. 샌디에이고는 자신들이 올라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저스를 넘어야 하고, 다저스로서는 샌디에이고는 좋은 재능이 모여 한 번 타오르기 시작하면 제어가 쉽지 않은 팀이라고 판단할 만하다. 서로가 서로의 기를 시작부터 죽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서울시리즈다.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두 팀은 17일과 18일 각각 연습경기를 치르고 19일 훈련으로 경기 준비를 마무리했다. 이제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서울시리즈,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 2연전을 갖는다. 샌디에이고는 1차전에 다르빗슈, 2차전에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다저스는 1차전에 타일러 글래스나우, 2차전에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맞불을 놓는다.
다르빗슈는 현재 샌디에이고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카드다. 메이저리그 통산 103승을 기록 중인 다르빗슈는 지난해 24경기에서 8승10패 평균자책점 4.56으로 다소 부진했다. 부상 여파가 있었다. 그러나 오프시즌 몸 상태를 철저하게 만들었고, 시범경기에서도 정상적인 흐름을 보였다. 게다가 다저스에 꽤 강했던 전력이 있다. 2017년 잠시 다저스 유니폼을 입기도 했었던 다르빗슈는 통산 다저스전 12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2.38로 잘 던졌다.
다르빗슈는 18일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 팬들 앞에서 던지는 게 굉장히 기쁘다”면서 오타니와 맞대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함께 훈련하거나 그런 것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적으로 싸우기 때문에 확실히 대결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팀으로 하나가 되어 많이 이길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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