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ACL 조별리그서 K리그 울산에 0-2·0-4 완패 안겨
가시마서 리그 우승·클럽 월드컵 준우승 일궈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이의진 기자 = ‘황선홍호’와 맞붙는 태국 국가대표팀의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1999년 코치로 새 길에 들어선 후 20년을 J리그에서 축구 지도자로 일했다. 특히 코치, 감독 등 직책으로 가시마 앤틀러스에만 18년을 몸담았다.
오랜 코치 생활 끝에 2015년 7월 가시마의 정식 감독이 된 그는 2년이 안 된 재임 기간 중 우리나라 K리그 팀에 아픔을 안긴 바 있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 현대(현 울산 HD)를 조별리그 탈락으로 내몰았다.
울산은 2016시즌을 리그 4위로 마쳐 3위까지 주어지는 ACL행 티켓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북 현대가 대회 출전권을 박탈당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낸 항소도 기각돼 ‘행운’이 왔다.
조별리그 E조에서 경쟁한 울산의 첫 경기 상대가 바로 이시이 감독이 지휘한 가시마였다.
당시 김도훈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한 울산은 2017년 2월 21일 열린 원정 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조별리그가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져 울산은 가시마를 한 번 더 만났다. 그해 4월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설욕을 벼른 울산은 0-4로 참패했다. 후반에만 네 골을 헌납했다.
이 패배로 대회 성적이 1승 1무 3패가 된 울산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반면 가시마는 E조에서 3승(2패)째를 챙기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 시즌 J1리그 우승을 이룬 가시마는 개최국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도 나섰다.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을 연파하고 결승을 밟은 가시마는 스페인 축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의 벽에 막혀 우승은 놓쳤다.
한 수 위 기량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2로 전·후반을 마치며 선전했으나 연장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알나스르)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2-4로 졌다.
이시이 감독 부임 전까지만 해도 가시마는 K리그 팀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그를 선임하기 직전인 2015년 상반기에 열린 ACL에서는 H조에서 FC서울과 경쟁에서 밀려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원정에서 서울에 0-1로 무릎을 꿇은 가시마는 조별리그 최종전이 된 홈 경기 후반 추가 시간 몰리나에게 결승 골을 내줘 2-3으로 졌다.
이 경기를 이긴 서울은 조 2위로 16강에 올랐고, 가시마는 그대로 탈락했다.
이시이 감독이 타 감독을 보좌하던 코치 시절에는 주로 K리그 팀이 가시마에 아픔을 안겼다.
2009, 2010, 2011년 ACL 모두 가시마는 16강에서 떨어졌다. 상대는 전부 K리그 팀이었다. 2009, 2011년은 서울, 2010년에는 포항 스틸러스에 막혔다.
특히 2009년에는 서울과 혈투를 치렀다.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5로 밀렸다.
2017년 5월 가시마를 떠난 이시이 감독은 강등 위기에 처한 오미야 아르디자로 둥지를 옮겼으나 강등을 막지는 못했다.
이듬해 1부리그 승격에 실패하자 감독직을 내려놓고 태국으로 건너갔다.
2021년 부리람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그는 2년 연속 3관왕(리그·컵대회·리그컵)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중국전 패배 이후 알렉산드레 푈킹 감독을 경질한 태국축구협회는 이시이 감독을 후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시이 감독 체제로 재편한 태국을 상대로 ‘속죄의 연승’에 도전한다.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태국의 3, 4차전이 이어진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한 대표팀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탁구게이트’, 일부 선수가 대한축구협회 직원과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카드게이트’ 등 거듭된 사건과 추문에 휩싸였다.
황선홍호 축구대표팀은 다득점 연승으로 여론을 뒤집고자 한다.
태국의 FIFA 랭킹은 우리나라보다 79계단이나 낮은 101위다.
ahs@yna.co.kr,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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