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전 1회 4볼넷, 2회는 삼자범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작년 같았으면 1회에 무너졌을 겁니다.”
‘약관의 에이스’ 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평가전에서 1회와 2회, 완전히 다른 투구를 했다.
1회에는 볼넷 4개와 폭투를 범했지만, 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완성형 투수는 아니지만, 상승 곡선을 긋는 현재의 문동주를 축약한 투구였다.
1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문동주는 “점점 나아졌으니, 고무적”이라고 샌디에이고전을 돌아봤다.
그는 17일 고척돔에서 벌인 2024 MLB 서울 시리즈 샌디에이고와 평가전에 한국 야구대표팀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안타는 내주지 않았지만, 볼넷 4개와 폭투 1개를 범해 1실점 했다. 삼진은 2개를 잡았다.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은 MLB 타자들도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문동주는 1회에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1점을 헌납했다.
한국이 0-1로 패하면서, 문동주는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번 MLB 팀과의 평가전은 문동주에게 도약대가 될 수 있다.
문동주는 “지난해까지 ‘경기 운영 능력’을 내 약점으로 평가하는 분이 많았다. 실제로 17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처럼 제구가 흔들렸으면, 1회에 완전히 무너졌을 것”이라며 “다행히 17일에는 1회에 볼넷 4개를 내주고도, 추가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는 다른 모습으로 투구했다. 작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고 긍정적인 면을 바라봤다.
물론 문동주는 17일 투구에서 교훈도 얻었다.
그는 “경기 전 불펜피칭을 할 때 공이 안 좋으면, 실전에서는 잘 던지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는데 17일에는 불펜에서 안 좋고, 실전에서도 초반에 흔들렸다. 불펜피칭 때는 공이 높았는데, 실전에서는 공이 낮게 들어가서 영점을 잡다가 1회를 날렸다”고 털어놓으며 “사실 나는 단점이 많은 투수다. 워낙 단점이 많으니, 좋은 점 한 개만 발견해도 고무적이지 않나. 샌디에이고전에서는 확실히 얻은 게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샌디에이고, 18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문동주는 대표팀 1선발로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해, 18일 다저스전에는 나서지 않았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는 더그아웃에서만 봤다.
문동주는 “오타니와 대결하지 않은 건, 전혀 아쉽지 않다”며 “샌디에이고전 같은 투구로 오타니를 상대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웃었다.
하지만, 멀리서라도 오타니를 바라본 건 문동주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문동주는 “202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나 오타니와 대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대표팀에 꾸준히 차출되면서 내가 성장하는 걸 느낀다. 2027년까지 더 성장해 WBC에서는 퍼펙트게임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세대교체 버튼을 누른 한국 야구대표팀의 1선발 문동주는 한 계단 더 올라섰고, 몇 계단 위를 바라봤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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