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그냥 시원하게 맞고 왔으면 좋겠어요. 어린 선수지만, 미국 갈 정도 구위는 되는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37)가 국내 에이스 곽빈(25)이 팀 코리아에 합류하기 직전 용돈을 쥐여줬다. 함께 팀 코리아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택연, 이병헌 등과 함께 맛있는 밥 한 끼 사 먹고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좋은 경험을 쌓고 돌아오라는 의미였다. 팀 코리아는 17일과 18일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차례로 연습경기를 치르기 위해 국내 유망주들 위주로 꾸려졌다.
곽빈은 18일 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몸값인 7억 달러(약 9341억원)를 자랑하는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보유한 팀이다. 오타니는 곽빈이 평소 우상으로 삼으며 맞대결을 기대했던 선수다. 다저스는 오타니 외에도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MVP 출신 타자들이 즐비한 팀이다. 클레이튼 커쇼, 타일러 글래스노,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정상급 투수들도 줄줄이 있는 팀이다. 곽빈이 여러모로 보고 배울 점이 많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양의지는 곽빈에게 “시원하게 맞고 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도 스스로 확인할 기회로 삼길 바랐다. 그러려면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피하지 않고 자기 공을 붙어야 하기에 “시원하게 맞고 와”라고 조언한 것이다.
양의지는 “(곽)빈이가 가기 전에 이번에 한번 자신 있게 붙어보고 오겠다고 하더라. 빈이 공이 그래도 어린 선수지만, 미국에 갈 정도 구위는 되는 것 같다. 충분히 (곽빈이) 직구 평균 구속 150㎞가 나오는데, 미국도 비슷하지 않나. 잘 던질 것 같다. 오늘(18일) (임)찬규가 잘 던졌더라. 빈이도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며 미소를 지었다.
임찬규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연습 경기에 LG 트윈스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와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를 앞둔 만큼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제이크 크로넨워스, 김하성, 주릭슨 프로파 등 주축 타자들을 대거 투입했는데 임찬규는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지면서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양의지는 곽빈도 충분히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임찬규처럼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으리란 믿음을 보였다.
양의지는 곽빈에게 한 가지 미션을 따로 주기도 했다. 양의지는 “빈이한테 무키 베츠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다”고 밝히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진짜 멋있지 않나. 야구 선수가 봐도 (무키 베츠는) 진짜 멋있는 것 같다. 플레이하는 것 자체가 멋있다. 빈이한테 (김)택연이, (이)병헌이랑 가서 밥 먹으라고 용돈 줬는데, 용돈 주면서도 ‘사인 꼭 받아와’라고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양의지는 이렇듯 투수 후배들을 살뜰히 잘 챙기면서도 시범경기 동안 본인의 타격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 있었다. 17일까지 4경기에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치고 있었다.
양의지는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는 팀의 2-0 완승을 이끄는 홈런 2방을 터트렸다. 한화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에게 4회와 6회 2차례 좌월 솔로포를 뺏어 수훈선수가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의지가 개막이 다가오자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자신의 사이클을 잘 올리는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마지막에 좋은 타구를 몇 개 날려서 준비는 잘 된 것 같다. 지금은 치는 것보다는 우선 수비가 조금 걱정이었는데, 계속 꾸준히 경기를 나가다 보니까 개막전에 맞춰서 준비를 잘한 것 같다. 호주에서부터 팀 전체가 열심히 한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 작년보다 타격에 대해서 감독님이나 코치님들 그리고 팀 전체가 안 좋았던 것을 알기 때문에 진짜 훈련을 많이 했던 게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며 개막 이후에도 팀이 시범경기 8전 전승의 기운을 이어 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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