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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값은 의미 없다” 김기동 린가드 경고, 영국에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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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데일리메일은 제시 린가드를 향한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경고를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데일리메일
▲ 영국 데일리메일은 제시 린가드를 향한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경고를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데일리메일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제시 린가드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보인 경기력 태도를 지적한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경고를 영국 현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린가드가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 감독으로부터 신랄한 질책을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로 김 감독이 한 말을 조명했다.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에서 벤치에서 대기하던 린가드는 후반 13분 알렉산다르 팔로세비치와 함께 교체로 투입되어 32분 가량을 소화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린가드를 다시 교체로 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아 취재진을 놀라게했다.

▲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유를 묻는 말에 김 감독은 “몇 분 안 뛰는 선수가 설렁설렁대고 몸싸움 안 하고 90분 동안 뛴 선수보다 덜 뛰면, 축구선수가 아니다”며 “이름값으로 축구하나. 그러면 은퇴 선수들 데려온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하루에 한 번씩 이야기한다. (린가드의) 말은 청산유수다. 그게 행동으로 안 나오면 안 된다”며 “습관을 바꿔서 우리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영국 매체 GBN 역시 “린가드는 FC서울 이적 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며 “‘이름값은 의미가 없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로 홈 데뷔전을 치른 제시 린가드 ⓒ FC서울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로 홈 데뷔전을 치른 제시 린가드 ⓒ FC서울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팀 출신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만 통산 232경기에 출전해 35골과 21도움을 기록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포함해 2021년까지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뛰며 A매치 32경기 6골을 쌓았다. 41주년을 맞이한 K리그 역사상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다.

프리미어리그 노팅엄포레스트에서 지난 2022-23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린가드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을 추진했다.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알 이티파크에 입단이 가까웠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에 발목잡혀 계약이 무산됐다.

여전히 새 팀을 찾지 못한 린가드는 이번 겨울 여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린가드 영입을 희망했던 구단은 15개로 알려졌는데 여기엔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이탈리아 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린가드는 유럽 팀 러브콜을 마다하고 FC서울을 선택해 화제를 모았다.

▲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
▲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
▲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 앞선 환영식에 참석한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
▲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 앞선 환영식에 참석한 제시 린가드 ⓒ연합뉴스

린가드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른 해외 구단에서도 여러 제안이 왔지만 FC서울이 계약 내용을 문서에 담아 훈련하는 현장까지 찾아오는 등 열성을 보여주었다. 그 순간에 계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 몸상태는 최상은 아니지만 좋다. 빨리 경기장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다. 목표는 있지만, 경기장에서 뛰면서 승점 3점을 따는 게 중요하다. FC서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은 꿈이 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린가드가 FC서울에 입단한 효과는 시즌 초반 K리그 흥행 열풍을 이끌고 있다. FC서울의 홈 개막전이었던 지난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엔 중 5만1670명이 들어서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로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기록은 2016년 6월 18일 슈퍼 매치(FC서울-수원삼성)에서 집계됐던 4만7899명.

린가드는 “(입국) 첫 날부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며 “경기장에서 활약으로 내가 받은 사랑과 행복을 돌려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 제시 린가드 유니폼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팬들. ⓒ연합뉴스
▲ 제시 린가드 유니폼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팬들. ⓒ연합뉴스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지냈던 린가드의 K리그 도전은 영국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데일리메일과 디애슬래틱 두 영국 매체는 FC서울 홈 개막전엔 취재진을 파견했다. 현장에서 린가드의 홈 데뷔전을 취재한 디애슬래틱 스튜어드 제임스 기자는 “영국에서 잊힌 남자 린가드가 한국 박스오피스에 올랐다”는 기사로 현장 취재기를 전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이후 실전을 치르지 않은 린가드는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 2일 광주FC와 개막전에 13분을 뛰었고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까지 세 경기 연속 벤치에서 대기했다.

교체로 들어가서 번뜩이는 장면을 몇 차례 드러내긴 했으나 세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린가드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보냈던 지난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17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못 올렸다.

▲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로 홈 데뷔전을 치른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로 홈 데뷔전을 치른 제시 린가드 ⓒ한국프로축구연맹

린가드와 같은 프리미어리그 출신으로 서울 팀 내에서 린가드와 가장 많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장 기성용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가 끝나고 린가드에 대한 물음에 “적응은 너무 잘하고 있다. 사실 린가드는 K리그 역사상 가장 좋은 커리어를 경험한 선수다. 세계적인 클럽과 영국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과거 일이긴 하지만 그런 부분이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큰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린가드가 몇 달 간 긴 공백기가 있었다. 사람들의 기대처럼 하루아침에 이루어진다면 너무 좋겠지만 몇 달 간 경기를 뛰지 않는 상황을 한 번에 바꾸지란 어떤 선수든 쉽지 않다. 옆에 선수가 도와주고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도와주려고 많이 하고 있다. 린가드가 자기 자신이 보여줘야 하는 부분은 맞지만 조금 더 이 선수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처럼 감독님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겠지만 저도 마찬가지고 팀 안에서도 잘 케어하고 보듬어준다면 분명히 이 선수가 갖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다. 물론 본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경기장 안에서 팀 여유가 생긴다면 분명히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스포티비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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