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에게는 안타 허용, 마차도는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은 서울시리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과의 평가전을 준비하며 김하성, 매니 마차도(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대결을 기대했다.
다른 투수들이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맞대결하고 싶은 타자’로 입을 모아 꼽을 때도 원태인은 “나는 다저스전 등판을 욕심내지 않는다. 샌디에이고에도 엄청난 스타들이 있지 않나”라며 “KBO리그에서 만났던 김하성 선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고 싶다. 마차도와의 대결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실제로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김하성, 마차도를 상대했다.
경기 뒤 원태인은 씩 웃으며, 빅리거와의 짜릿한 대결을 돌아봤다.
0-1로 뒤진 3회에 등판한 원태인은 2사 1루에서 김하성과 맞섰다.
김하성은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원태인의 시속 146㎞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으로 빠르게 날아가는 안타를 쳤다.
원태인은 “나는 직구가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하성이 형이 잘 받아쳤다”며 “하성이 형이 원래 좋은 선수였지만, 오늘 대결해 보니 왜 MLB에서도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지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하성이 KBO리그에서 뛸 때 원태인은 김하성을 8타수 무안타로 제압했다.
하지만, 2021년 빅리그에 입성해 MLB가 주목하는 내야수로 자리매김한 김하성은 원태인의 리턴 매치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원태인도 ‘패자’로 남지는 않았다.
김하성에게 안타를 내줘 2사 1, 3루에 몰린 원태인은 ‘특급 스타’ 마차도를 시속 125㎞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원태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날 원태인은 2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으로 막았다.
원태인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는 게, 내게는 ‘야구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일이었다”며 “대표팀 동료들에게 ‘마차도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게임에서처럼 현실이 되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고 밝혔다.
마차도 외에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산더르 보하르츠 등 샌디에이고 핵심 선수들과 상대하며 원태인은 자신감과 교훈을 동시에 얻었다.
그는 “그렇게 대단한 선수들이 이런 평가전에서도 열심히 뛰더라. 역시 스타 플레이어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붙임성이 좋은 원태인은 16일 훈련 중에 만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수들에게도 배움을 청했고, 실전에 적용하기도 했다.
원태인은 “어제(16일)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커브 그립, 투구 밸런스에 대한 조언을 했다”며 “오늘 실전과 훈련 중에 배운 것을 응용했는데 잘 되더라. 글래스노우에게 감사 인사하고 싶다”고 웃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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