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손흥민 활용한 역습 전술 나오지 않아
수비 쪽에서도 드라구신에 맞지 않는 옷 입혀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이 3골 차 대패하며 4위 도약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서 0-3 패했다.
이로써 승점을 쌓지 못한 토트넘은 16승 5무 7패(승점 53)를 기록, 5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만약 이 경기서 승리했다면 차기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이내 진입이 가능했던 터라 더욱 큰 아쉬움이 남았다. 토트넘은 4위 아스톤 빌라(승점 55)에 승점 2 차이로 뒤지고 있다.
토트넘의 유연하지 못한 전술을 탓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날 풀럼은 5백을 구사했으나 수비 라인을 위로 올려 적극적인 중원 압박을 가했다. 상대 수비 라인이 당겨졌을 때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손흥민.
실제로 토트넘은 과거 이와 같은 전술을 구사하는 팀과 마주했을 때 손흥민을 활용한 역습으로 큰 재미를 본 바 있다. 발이 빠르고 상대 뒷공간 침투에 능한 손흥민이 롱패스를 받아 골을 결정 짓는 등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온 것. 이는 손흥민이 맨체스터 시티와 마주했을 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트넘은 롱패스를 포기한 듯 짧고 느린 패스만 고집했다. 이날 토트넘은 1114회의 패스를 시도했고 이 가운데 롱패스는 고작 67회(6.01%)에 불과했던 것.
오히려 홈팀 풀럼이 적극적인 롱패스로 토트넘 뒷공간을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풀럼의 롱패스는 토트넘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03회였고 비중은 12.2%에 달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유연하지 못한 전술은 수비 라인에서도 도드라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주전 수비수 미키 반 더 벤 대신 올 시즌 영입한 라두 드라구신을 선발로 내세웠다.
토트넘 이적 후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드라구신은 장신의 센터백으로 발이 느린 대신 제공권 장악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선수.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드라구신에게 반 더 벤의 임무를 부여했다. 발이 빠른 반 더 벤은 수비 지역 전 범위를 커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는 유형의 수비수다.
결국 드라구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히자 토트넘의 수비 공간은 수차례 허점을 드러냈고 3실점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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