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질 없는 가정 하나. 안우진(25, 사회복무요원)이 현 시점에서도 영웅군단 마운드를 지킨다면.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지난 11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시범경기를 앞두고 17일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 LA 다저스전에 대한 구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저스전을 구상할 정도로 팀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는 ‘웃픈’ 얘기를 했다.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는 일종의 야구 잔치다. 키움과 LG 트윈스가 각각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스파링파트너로 한 차례씩 나선다. 그런데 LG 염경엽 감독이 임찬규를 일찌감치 선발투수로 예고한 것과 달리, 키움은 다저스전 준비사항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사실 키움의 현재 멤버구성을 보면 다저스를 상대로 화제를 불러일으킬만한 선수나 매치업이 많지 않다. 현 시점에서 팀 내 최고스타 김혜성은 대표팀에 발탁된 상태다. 김혜성은 대표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쇼케이스에 나선다.
그런 점에서 만약 에이스 안우진이 작년 가을에 토미 존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그래서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좀 더 미룰 수 있었다면, 결국 이날 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문동주(21, 한화 이글스) 못지 않게 빠른 공을 던지는, 여전히 문동주보다 전체적인 기량은 한 수 위를 자랑하는, 그리고 KBO리거 중에서 가장 메이저리그 수준에 가까운 안우진과 오타니 쇼헤이(30)의 투타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다.
안우진과 오타니, 안우진과 무키 베츠 혹은 프레디 프리먼의 승부가 성사만 됐다면, 서울시리즈의 또 다른 강력한 관전포인트가 됐을 것이다.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기 때문. 이래저래 안우진에게 국제무대의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
안우진은 과거 학교폭력 이슈 탓에 사실상 태극마크를 달 방법이 없다. 키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에도 풀타임 3년을 채워야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향후 국가대표팀에 가지 못할 안우진이 이번 기회에 키움에서 다저스 타선을 상대했다면 본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아울러 KBO리그 밖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으나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안우진은 2025년 9월에 군 복무를 마친다. 향후 국내에서 이런 이벤트가 또 있을까.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이라고 했다. 안우진은 그걸 하지 못할, 어쩌면 비운의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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