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연령대 포수들 중에선 가장 우수하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지난 11일 시범경기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포수 김형준(25)을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김형준의 장점에 대해선 심플하게 설명했다. “(포수가 갖춰야 할)모든 부분에서 뛰어나다”라고 했다.
NC에는 4년 46억원에 FA 계약으로 영입한 베테랑 포수 박세혁이 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의 생각은 확고하다. 김형준을 주전으로 쓰되, 상황에 따라 박세혁을 활용할 방침이다. 팀의 미래를 떠나, 25세 안팎의 포수들 중 최고인데 쓰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25세 최고포수가 김형준이라면, 20세 최고포수는 이 선수 아닐까. 키움 히어로즈 김동헌. 이미 신인이던 작년에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2홈런 17타점 22득점 OPS 0.631을 기록했다. 신인을 적극 중용하기로 유명한 키움이지만, 고졸 포수를 1군 주전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다.
파격이라면 파격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키움의 안목이 또 빛을 발할 조짐이다. 김형준이 25세 포수들 중에서 최고라면, 김동헌은 20세 포수들 중에서 최고다. 청소년대표팀 시절 얘기, 윤영철(KIA 타이거즈)과의 충암고 시절 ‘영혼의 배터리’ 얘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타격, 수비, 경기운영 등 모든 부문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게 구단 내부의 진단이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경험도 귀했다. 두 대회 모두 주전 마스크는 김형준이 썼다. 그러나 김동헌도 직, 간접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지영(SSG 랜더스)의 이적으로 완전히 김동헌을 위한 판이 깔렸다.
시범경기 출발이 좋다. 5경기서 11타수 6안타 타율 0.545 1홈런 6타점이다. 시범경기 성적은 철저히 참고자료이고, 불과 5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그러나 공격형 혹은 완성형 포수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올 시즌이 또 다른 시험대다. 키움 마운드가 아무래도 다른 팀들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못 받는다. 실제 시범경기 초반 연패 기간에도 마운드 곳곳에서 균열이 있었다. 이 부분이 100% 포수 책임인 건 아니지만, 김동헌이 주전포수로서 투수들을 어떻게 이끌고 호흡을 맞춰나갈지 궁금한 게 사실이다.
그런 김동헌은 17일~18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를 치를 국가대표팀에 파견된다.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이어 또 한번의 성장을 위한 무대다. 1~2이닝씩 나눠 던질 17명의 투수와 달리, 포수는 김동헌과 김형준,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등 3명이 전부다. 최소한 5~6이닝 정도 소화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타자들을 상대하며 또 한번 야구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다. 다치지만 않으면 김동헌에게 탄탄대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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