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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선수’ 독식한 손흥민, 개인 통산 5번째 ‘이달의 선수’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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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 손흥민.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압도적인 활약이다. 손흥민이 유럽 현지에서 발표되는 ‘이주의 팀’, ‘이주의 선수’를 싹쓸이 하고 있다. 

먼저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닷컴’은 12일(이하 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이주의 선수’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손흥민에게 평점 9.35점을 줬다.

지난 10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렸던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 경기가 결정적이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1골 2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다음 시즌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중요한 경기였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프리미어리그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현재 애스턴 빌라가 4위, 토트넘이 5위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와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다.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런 빅매치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이 뽐났다. 단 하나의 슈팅과 두 개의 키 패스가 모두 공격 포인트로 연결됐다. 토트넘은 애스턴 빌라를 4-0으로 크게 이겼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기록한 4골 중 3골을 기여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후 영국 현지는 손흥민에 열광했다. 손흥민은 앨런 시어러가 선정하고 프리미어리그가 발표한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이주의 선수에 뽑혔다. 시어러는 손흥민을 왼쪽 공격수에 올려놓았다.

뿐만 아니라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 ‘풋볼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모조리 손흥민에게 양 팀 선수 중 최고 평점을 줬다. ‘후스코어드닷컴’과 ‘소파 스코어’, ‘풋몹’ 등 스탯을 기반으로 하는 매체도 모두 9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내렸다.

축구통계업체 풋몹 역시 13일 발표한 이주의 선수에 손흥민을 뽑았다. 손흥민은 9.35점으로 지난 주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경기 후 발표한 MOM(경기 최우수선수)에 손흥민을 선정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올 시즌 14골 8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리그 4위에 올랐다. 8년 연속 공격 포인트 20개 이상에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오르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2일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을 품을 자격이 없다.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애스턴 빌라 원정 경기 이후 쓰레기를 줍는 장면이 포착됐고 팬들은 정말 깜짝 놀랐다”라고 알렸다.

애스턴 빌라전이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각종 온라인상을 통해 퍼졌다. 손흥민은 인사를 하던 중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봤고 허리를 굽혀 하나둘 주워갔다. 손흥민의 행동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됐고 ‘더 선’이 보도하며 모든 영국 축구팬이 알게 됐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드’는 애스턴빌라와 경기가 끝나고 보도에서 “토트넘은 데얀 클루셉스키까지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많은 공격 옵션이 생겼다. 히샤를리송도 무릎 부상을 당하기 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배고픈’ 정신력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라고 알렸다.

영국 매체들의 칭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국 공영 방송 ‘BBC’ 역시 이주의 팀을 만들면서 손흥민을 빼놓지 않았다. 손흥민을 선정하며 “승리자는 손흥민 단 한 명이었다. 단지 자신의 골만 넣는 게 아니라 박스 안의 여우였다”고 극찬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도 28라운드를 토대고 산정한 프리미어리그 선수 랭킹에서 3위에 올려놓았다. 매체는 “손흥민이 문제가 없을 때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다. 스피드, 정확성, 드리블까지 폭발적이고 치명적인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도 시즌 평균 평점 7.44점을 유지해 유럽 5대리그 기준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만 따졌을 때는 4위에 해당한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우승 트로피를 위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이후엔 토트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신입생, 젊은 선수들을 아우르는 가교 역할을 했고 동료들도 손흥민 영향력을 인정했다.

토트넘 핵심 수비수 미키 판 더 벤은 “경기장 안팎에서 톱 클래스 선수다. 경기장 안에서는 팀을 이끌고 밖에서는 축구만 생각한다. 사적인 대화를 해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의 볼 터치와 마무리가 피치 위에서 얼마나 위협적인지 볼 수 있다. 항상 우리가 축구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골키퍼 비카리오는 “손흥민은 믿을 수 없다. 중요한 건 주장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다. 우리가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어준다. 손흥민은 팀 리더로서 믿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라며 박수를 쳤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활약은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 5대 리그에서 돋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전체 평점을 보면 손흥민 위로 3명밖에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우승 경쟁 팀 아스널 핵심 역할 선수 부카요 사카(7.69점)가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어 맨체스터 시티 주전 미드필더 로드리(7.56점), 새 토트넘 단짝이자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7.45점)이 다음 순위였고 손흥민(7.68점)은 프리미어리그 전체 평점 4위를 기록했다.

유럽5대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손흥민은 유럽5대리그를 통틀어 16위에 있었다. 평점 7.44점으로 모하메드 살라(7.43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7.42점), 필 포든(7.42점)보다 높은 순위에 있었다. 유럽5대리그 통합 평점 1위는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 함께했던 해리 케인(7.86점)이었다.

충분히 월드클래스라고 볼 수 있는 지표지만, 손흥민은 절대 만족하지 않았다. 오직 팀을 위해 달렸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굶주렸을 뿐이었다. ‘이브닝스탠다드’를 통해 그는 “모두 큰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는 팀이다. 우리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프리미어리그 14호골, 8시즌 연속 공격 포인트 20개를 달성했지만 배고팠다. 손흥민은 “모든 동료가 날 도와준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물어봐야겠지만 나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여전히 개선하고 발전해야 할 점이 많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자신 뿐만 아니라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겸손도 잊지 않았다.

이날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원톱에 두고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이 한 칸 뒤에서 화력을 이끌었다. 허리는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뛰었고, 데스티니 우도지,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반 더 벤, 페드로 포로가 포백이었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애스턴 빌라는 올리 왓킨스, 레온 베일리 투톱이 토트넘 골망을 조준했다. 유리 틸레만스, 더글라스 루이스, 존 맥긴이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고, 루카스 디뉴, 파우 토레스, 클레망 랑글레, 에즈리 콘사, 매티 캐시가 수비진에 있었다. 애스턴 빌라 골문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지켰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원톱에서 폭넓게 뛰며 애스턴 빌라 수비를 흔들려고 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허물려고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애스턴 빌라와 몸 싸움에 넘어졌는데 특별한 판정은 없었다.

전반 42분 존슨을 활용해 측면 공격을 시작했다. 박스 안에 낮고 빠른 크로스를 전달했지만 손흥민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애스턴 빌라는 토트넘 공격을 막은 뒤 하프라인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왓킨스가 볼을 잡고 슈팅했지만 로메로 몸에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까지 토트넘은 아스톤 빌라 수비 축구에 고전했다. 우나이 에메리 아스톤 빌라 감독은 이기기 위한 축구보다는 실리를 택했다. 라인을 내리고 토트넘 공격을 무력화 하는데 집중했다. 승점과 순위가 앞선 아스톤 빌라 입장에선 비기기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전반까지 토트넘은 볼 점유율 70%를 차지하고도 슈팅은 단 하나만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없었다. 오히려 아스톤 빌라가 5개의 슈팅으로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 휘슬이 울리자 강하게 전방 압박을 걸어 애스턴 빌라 빌드업을 방해했다. 선제골은 토트넘이었다. 후반 5분 역습으로 애스턴 빌라 수비를 뚫어내더니 빠르게 뒷공간을 타격했다. 사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한 매디슨이 골망을 뒤흔들며 애스턴 빌라 득점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때까지 에메리 감독은 특별한 전술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손흥민이 움직였다. 후반 8분 아스톤 빌라가 수비 진영에서 어이 없는 패스 실수를 범했다. 데얀 쿨루셉스키가 공을 뺏었고 페널티박스 중앙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앞에 수비수는 1명. 손흥민 왼쪽으 브레넌 존슨, 오른쪽에 쿨루셉스키가 뛰어들어갔다. 선택지는 크게 3개. 손흥민이 직접 골을 노릴 수도 있었다.

손흥민은 욕심 부리지 않았다. 존슨에게 패스하며 도움을 올렸다. 2-0. 에메리 감독의 실리 축구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두 골을 넣은 이후 더 애스턴 빌라를 몰아쳤다. 후반 21분 애스턴 빌라에 퇴장이 발생했다. 맥긴이 우도기 드리블을 막는 과정에서 과격하게 발을 뻗었고 다이렉트 레드카드로 경기장을 떠나게 됐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이후에도 이상 없는 판정이었다.

만회골이 필요한 애스턴 빌라 수비 밸런스는 급격하게 깨졌다. 전방으로 볼을 보내 토트넘 골망을 조준했지만 수적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다. 토트넘은 경기 템포를 조율하면서 애스턴 빌라 빈틈을 노렸다. 기회가 생기면 빠르게 템포를 올려 애스턴 빌라 진영에 파고 들었다.

애스턴 빌라는 반격하려고 했지만 점점 체력이 떨어져 세밀한 부분 전술을 가져가지 못했다. 후반 41분 비카리오 골키퍼의 볼 키핑 미스가 있었지만 애스턴 빌라에게 효과적인 공격은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와 호이비에르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에 애스턴 빌라 골망을 뒤흔들었다. 클루셉스키가 애스턴 빌라 측면을 허물며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다. 기다리던 손흥민이 차분하게 스텝을 밟아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손흥민은 티모 베르너에게도 도움을 적립하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왼쪽에서 베르너에게 볼을 전달하자, 베르너가 침착하게 방향만 돌려 애스턴 빌라 최종 방어선을 뚫어냈다. 베르너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토트넘은 추가 시간에 두 골을 더 터트리며 애스턴 빌라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스코어 차이가 벌어진 애스턴 빌라에 추격 의지는 없었고, 경기는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에메리 감독은 경기 시작부터 손흥민을 묶기 위해 맞춤형 수비 전술을 짰지만 소용 없었다. 토트넘 구단 역사에 남는 활약이었다.

이날 1골을 추가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59골째를 기록했다. 이는 전설 클리프 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공동 5위에 해당한다. 이제 1골만 더 추가하면 당당히 TOP 5에 단독으로 이름을 올린다. 4위 마틴 치버스(174골)와 격차도 15골에 불과해 이르면 이번 시즌, 늦어도 다음 시즌이면 돌파 가능하다.

손흥민이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소식에 존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59골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 5위에 오른 손흥민에게 축하를 보낸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골을 넣기를 바란다”라고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토트넘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한 경기에서 3골 이상 관여한 건 총 6번이다. 이 모두 손흥민이 주인공이다. 한 번 폭발하면 상대 입장에서는 막을 수 없는 공격수인 셈이다. 

손흥민은 ‘이주의 팀’, ‘이주의 선수’를 넘어 ‘이달의 선수’까지 넘본다. 3월 2경기에서 2골 2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전체 선수 중 손꼽히는 활약을 펼쳤다. 지금까지 손흥민은 총 4번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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