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한국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이번 태국과 2연전에서 보이콧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붉은악마는 13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다가오는 태국과의 2연전은 보이콧 없이, 선수들에게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가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4강 요르단과 경기에서 0-2로 완패를 당했다. 심지어 이 경기 전 이강인과 손흥민 충돌하면서 원팀이 되지 못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을 경질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소식을 접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10시부터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주요 임원진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정서가 국민들에게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브리핑했다.
축구 팬들의 비판은 클린스만에 그치지 않고 정몽규 회장까지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와 총책임자인 정몽규 회장도 팬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전날 축구회관 앞에서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까지 진행이 됐다.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근조화환이 축구회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팬들과 국민께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다. 수장으로서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죄드린다. 빠르게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와 위원장을 선임해 후임 선임 과정을 진행하겠다”며 사과했다.
동시에 사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연임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4연임 제한을 제안했다.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것이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을 연임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댔다.
이후 정몽규 회장은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욕심만 가득한 일 처리가 되풀이됐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K리그 현직 국내 감독을 빠르게 정식 선임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도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다. 울산 HD 서포터즈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꼬리를 내렸다. 황선홍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맡겼다.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홀로 짊어지게 됐다. 아직도 축구 팬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오는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앞두고 보이콧이 예상됐다.
실제로 8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사이삼일’은 ‘자리를 비워주세요’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게시하며 ”축구협회장 정몽규는, 본인의 사익을 위해 선수들을 벼랑 끝에 내몰아 왔다. 선수들은 침묵할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을 위해 이젠 우리가 대신 행동한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축구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에도 보이콧을 장려하는 글이 게시됐다.
그러나 붉은악마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을 선택했다. 붉은악마는 ”붉은악마의 본질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다. 그 본질을 벗어나는 순간 붉은악마는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이번 사태는 축구협회의 잘못으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응원을 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