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해설위원 미카 리차즈가 손흥민의 ‘토트넘 사랑’을 조명했다.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끝나고 ‘The Rest is Football’에 출연한 리카즈는 “손흥민이 유럽 빅클럽과 연결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의아해했다.
“이상한 건 우리가 최고 선수들을 이야기할 때 항상 손흥민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절대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개리 리네커는 “그 이유는 손흥민은 단 한 팀만을 위해 뛰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리차즈는 “물론 토트넘도 엄청난 클럽이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하는 말은 손흥민은 글자 그대로 월드클래스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흥민은 믿을 수 없다. 뛰는 정도부터 기술, 침투, 마무리까지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은 분데스리가에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의 공력력을 주목했다. 당시 토트넘 감독이 포체티노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적 첫해 꾸준한 출전 시간을 받지 못하며 28경기에서 4골 1도움에 그쳤다. 선발 출전한 경기가 15경기이며 풀타임은 단 1경기뿐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토트넘과 9년 동안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첫 시즌 리그 28경기에 출전했지만, 4골에 그쳤다. 현재까지의 기록을 놓고 봤을 때, 분명 아쉬운 성적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볼프스부르크 이적을 고려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잔류를 결정했다. 이후 2016-17시즌에 21골과 9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매 시즌 꾸준한 활약으로 케인 버금가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8-19시즌에는 모든 대회 48경기에 나서 20골과 10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입단 후 한 시즌 20골 고지를 밟았다.
여기에 더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전에서는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맹활약했다. 8강 1차전에서 결승 골을 넣었을 뿐만 아니라, 2차전에선 멀티 골을 폭발하며 토트넘에 4강행 티켓을 선물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해당 시즌 UCL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2019-20시즌에는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번리를 만났다. 그리고 이 경기 전반 32분 엄청난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선수 8명을 순식간에 제쳤다. 그리고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은 이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았다.
꾸준한 활약은 계속됐다. 2020-21시즌에는 총 51경기에 나서 22골과 17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이 시즌이 끝난 후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었다.
재계약이라는 선택은 결국 새 역사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토트넘은 해당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노리치 시티를 만났다. 이 경기 전까지 손흥민은 살라에 비해 한 골이 뒤져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노리치 시티전에서 멀티 골을 넣었고, 살라는 같은 시각에 펼쳐진 경기에서 한 골을 추가했다. 결국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후 손흥민은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 1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시즌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주장으로 임명받았으며, 14골 8도움으로 토트넘 공격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월드클래스로 불리는 활약에 빅클럽과 이적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이고 손흥민이 유럽 생활을 시작했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 노린다는 보도도 있었다.
지난해 9월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레알 마드리드가 토트넘 스타 손흥민에게 관심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손흥민의 상황을 주시하고 계약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레알 이적설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독일 매체 ‘스포르트1’에서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이적설을 다뤘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굳건히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10일 애스턴빌라와 경기에선 1골 2도움으로 4-0 승리를 이끌었는데 토트넘 입단 후 통산 159번째 득점으로 1960년대 활약한 웨일스 출신의 공격수 클리프 존스를 따라잡아 구단 통산 득점 순위에서 공동 5위를 이뤘다.
존스는 손흥민이 자신의 기록을 따라잡자 곧장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축하를 전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159골로 나와 공동 5위가 된 걸 축하한다. 더 많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 올해의 선수'(One Hotspur Player of the Season)는 물론, ‘토트넘 주니어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One Hotspur Junior Members’ Player of the Season), ‘공식 서포터스가 뽑은 올해의 선수'(Official Supporters’ Clubs Player of the Season)를 모두 수상했다. 2018-2019시즌, 2019-2020시즌에 이어 세 번째다.
손흥민은 “이 경기장에서 뛸 수 있기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서 기쁘고 이 상을 받아 행복하다. 난 꿈을 꿨고 그 꿈이 이루어졌다. 이곳에서 토트넘 일원으로 이렇게 멋진 팬들을 위해 뛰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구단과 팬들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토트넘은 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레거시 번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882년 창단한 구단 역사에 따라 1군 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고유의 등번호를 부여했다.
805번을 받은 손흥민에 대해선 “세계 축구계 스타로 그 위상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손토트넘의 전설이 됐다. 아시아 최고의 축구 수출 작품인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하면서 축구계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현재 주장으로서 토트넘 역사에 더 많은 챕터를 써 내려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토트넘과 10년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토트넘은 2025년 계약이 끝나는 손흥민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한 소식통은 영국 풋볼인사이더에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행복해하고 있으며 커리어에 정점에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토트넘을 떠나라는 ‘대형 계약’을 거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펼치는 토트넘 프로젝트에 만족하고 있다”며 “토트넘과 선수 측은 재계약에 합의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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