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제구력과 땅볼 유도 능력으로 KIA전 호투…역시 류현진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한화 이글스)이 국내 복귀 후 첫 실전 등판에서 특유의 ‘현미경 제구력’을 뽐내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류현진은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두 차례나 타구에 맞는 등 우여곡절 끝에 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이 KBO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한 건 2012년 3월 31일 KIA전 이후 처음이고, 시범경기, 정규시즌 경기를 포함해선 2012년 10월 4일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천172일 만이다.
이날 류현진은 총 62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8㎞, 평균 구속은 144㎞가 찍혔다.
그는 직구(29개), 컷패스트볼(10개), 커브(11개), 체인지업(12개)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점검했다.
류현진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의 함성 속에 선두 타자 박찬호를 상대했다.
초구로 시속 140㎞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집어넣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류현진은 박찬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맞혀 잡았다.
후속 타자인 우타자 이우성에겐 첫 안타를 허용했다.
직구, 컷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실험한 류현진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8구째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줬다.
류현진은 이후 김도영에게도 초구를 공략당해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 했다.
연속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나성범은 2구 만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1구 만에 범타로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몸풀기를 마친 류현진은 2회부터 완벽함을 뽐냈다.
한화는 1회말 공격에서 KIA 마운드를 난타하며 9점을 뽑아냈고, 류현진은 긴 휴식을 마친 뒤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그는 선두 타자 최형우를 상대로 이날 첫 삼진을 뽑아냈다.
바깥쪽 코스를 집요하게 노리다 몸쪽 높은 코스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의 기가 막힌 제구력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최형우도 속절없이 당했다.
류현진은 이후 김선빈을 3루 땅볼로 막았다.
그는 후속 타자 한준수를 상대하면서 강습 타구에 오른발을 맞기도 했다. 공은 3루로 굴러가 내야 안타가 됐다.
관중석에선 걱정 섞인 탄성이 터져 나왔으나 류현진은 벤치에 괜찮다는 제스처를 보내고 투구를 이어갔다.
최원준까지 좌익수 뜬 공으로 막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선두 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1회 2루타를 허용했던 이우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주 무기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잡았다.
이후 김도영도 2루 직선타로 요리했다.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으로 경기를 운영하던 류현진은 4회 수비 실책으로 선두 타자 나성범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한화 1루수 채은성은 강습 타구를 놓쳤고, 그 사이 나성범은 2루로 진루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상대 팀 간판타자 소크라테스를 삼구삼진 처리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선에 걸치는 공 3개를 내리던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최형우에겐 볼 3개를 던져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컷패스트볼, 직구로 풀카운트를 만든 뒤 다시 범타를 유도했다.
류현진은 후속 타자 김선빈을 상대하다 강습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재빠르게 옆으로 흐른 공을 잡아 1루 송구해 타자 주자를 잡아내며 4회 수비를 마쳤다.
두 번이나 타구에 맞는 등 우여곡절 끝에 계획한 투구 수를 채운 류현진은 9-1로 앞선 5회초 수비를 앞두고 한승주와 교체됐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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