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첫 시범경기 등판에 인산인해
(대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전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야구팬 신우제(28)씨는 12일 새벽 2시 30분 휴대전화 알람에 눈을 떴다.
세면을 마친 신 씨는 고이 모셔뒀던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주섬주섬 입고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집을 나섰다.
그가 향한 곳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그는 관중들이 입장하는 중앙 출입구를 찾아 자리를 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신 씨처럼 한화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먼동이 트자 긴 줄이 만들어졌다.
야구팬들이 만든 긴 줄은 경기장 밖까지 이어졌다.
야구장에 몰린 건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장 인근엔 치킨 등 식음료를 파는 상인들이 몰렸다. 한 총선 예비후보는 선거 활동을 하기도 했다.
수십명의 취재진도 경기장을 찾았다. 마치 포스트시즌을 보는 듯했다.
야구팬들이 새벽부터 ‘오픈런’을 한 까닭은 이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특별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영웅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무리하고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고, 이날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펼쳤다.
류현진은 지난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청백전에 등판했으나, 당시엔 관중을 받지 않았다.
이날은 경기장을 개방한 뒤 류현진이 등판한 첫 경기였다.
전체 첫 번째로 경기장에 입장한 신우제 씨는 “2009년부터 한화를 응원했다”며 “류현진이 첫 등판 모습을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 오늘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났는데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대전엔 비 예보로 경기 성사 자체가 불투명했다. 날씨도 쌀쌀했다.
그러나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류현진의 투구 모습을 보려는 야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구단이 개방한 내야 자리 1층은 순식간에 팬들로 가득 찼다.
류현진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분위기는 한 층 더 뜨거워졌다.
팬들은 류현진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고, 마치 정규시즌처럼 응원전을 펼쳤다.
류현진이 던지는 일구일구에 탄성과 환호가 이어졌다.
류현진이 일으킨 봄바람에 프로야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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