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금메달 합작’ 황선홍 임시감독 앞에서 활약하고 대표팀 승선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해도 또 (국가대표 선수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팀 성적이 좋아야겠죠. 그래야 관심을 받아 우리 경기에 많이 오시겠죠.”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지난 2일 FC서울과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르기에 앞서 취재진에 남긴 말이다.
지난 시즌 구단 사상 1부 최고 순위인 3위에 오른 광주에서는 이순민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아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렸다.
2024시즌을 앞두고 이순민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하면서 광주는 다시 국가대표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팀이 됐다.
새 시즌을 시작하면서 이 감독은 또 한 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만 그 선수가 누군지 묻자 추가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로부터 열흘 만에 이 감독 체제의 광주에서 국가대표에 승선한 ‘2호’ 선수가 나왔다. 지난 시즌 이순민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던 미드필더 정호연이다.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 황선홍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참가할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며 정호연을 호명했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과 동행을 마친 이순민은 황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 감독은 떠나보낸 이순민보다 정호연이 더 뛰어난 선수라 생각한다.
정호연의 맹활약 덕에 2-0 완승을 거둔 서울과 개막전을 마친 후 이 감독은 ‘이순민의 공백이 느껴지느냐’는 질의에 가볍게 웃었다.
“혹시 정호연 선수를 안 보셨나”라고 반문한 이 감독은 “오늘 활약으로 증명한 것 같다. (이순민보다)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못하지는 않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황 감독은 당시 광주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정호연의 활약을 지켜봤고, 결국 그를 국가대표로 발탁했다.
황 감독은 “K리그를 관찰해 현재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염두에 뒀다”며 정호연 등 ‘새 얼굴’을 발탁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팀이라 코칭스태프가 면밀히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 2라운드를 치른 올 시즌 K리그에서 정호연은 3선 미드필더 가운데 최고라 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들어 후방에서 빌드업 작업을 중시하는 이 감독 특유의 축구에서 정호연이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2경기에서 패스 성공률 91.6%를 기록한 정호연은 경기 당 4.5회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수비에서도 크게 공헌했다.
1라운드에서 정호연을 중심으로 한 빌드업을 통해 서울을 2-0으로 격파한 광주는 강원FC와 두 번째 경기에서도 후반에만 4골을 폭발하며 4-2 승리를 거뒀다.
게다가 정호연은 황 감독에게 ‘익숙한 선수’다.
정호연은 지난해 24세 이하(U-24) 대표팀의 일원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황선홍호가 금메달을 따는 데 이바지했다.
당시 또래의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긴 정호연은 대회 7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당당히 주전으로 활약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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