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김민재는 이제 바이에른 뮌헨 수비 중 3옵션으로 전락했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이 주전조에 올라오면서 패자가 됐다.”
김민재(26, 바이에른 뮌헨)가 다가오는 경기에서도 벤치에 앉을 가능성이 생겼다. 독일 현지에선 3옵션으로 추락했단 전망을 하면서, 다름슈타트전까지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 조합을 쓸 거라고 예상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가오는 16일(한국시간) 독일 다름슈타트 머크 슈타디온 암 뵐렌팔토어에서 다름슈타트와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원정길에 오른다. 9일에 열렸던 25라운드 마인츠전에선 8-1로 이기며 그동안 부진을 한 번에 털어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57점을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분데스리가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을 승점 7점 차이로 추격했다. 레버쿠젠이 미끄러지길 바라야 할 상황이지만 다름슈타트전까지 연승 행진에 안착한다면 막판에 분데스리가 역전 우승 실낱 희망을 바라볼 수 있다.
다름슈타트는 바이에른 뮌헨보다 한 수 아래 팀이다. 마인츠전에서 8골을 폭격했던 대량 득점을 다름슈타트에게도 할 수 있다. 원정이란 변수는 있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해 10월 올시즌 첫 번째 만남에서 8-0으로 이긴 적이 있다. 해리 케인 멀티골에 이어 르로이 사네, 자말 무시알라 등이 연속골을 넣으면서 골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김민재에겐 고난의 연속이다. 10일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는 이제 바이에른 뮌헨 수비 중 3옵션으로 전락했다. 4옵션은 최근 상대에게 너무 자주 기회를 허용했던 다요 우파메카노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이 주전조에 올라오면서 두 명이 패자가 됐다. 다음 시즌 새로운 감독이 따라 변화는 있겠지만, 4옵션으로 떨어진 우파메카노는 여름에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의 33년 만에 우승을 이끌고 바이에른 뮌헨에 왔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해리 케인과 함께 김민재 영입을 직접 추진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제패까지 꿈을 키웠다.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하던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시즌을 끝내고 기초군사훈련까지 해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 등이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혹사 수준에 가까운 일정을 치렀다. 김민재 체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곧바로 팀에 적응하며 월드클래스 수비력을 독일 전역에 알렸다.
김민재는 라이프치히와 독일 슈퍼컵에서 교체 출전을 시작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코펜하겐전 휴식까지 18경기 연속 출전을 했다. 이 중 17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분데스리가 개막전인 베르더 브레멘전과 2라운드 홈 개막전이었던 아우크스부르크전을 제외하고 쾰른전까지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며 바이에른 뮌헨에서 가치를 입증했다.
투헬 감독 전술이 미심쩍었지만, 전반기 일정이 끝나고 겨울 휴식기에 접어들었을 때, 독일축구전문기 키커가 전반기 포지션별 등급과 순위를 매겼다. 김민재는 첫 데뷔 시즌에 독일 분데스리가 전체 11위를 기록했다. 상위 4명이 포함된 인터내셔널 클래스엔 들지 못했지만,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이란 걸 감안하면 내셔널 클래스도 가치 있는 기록이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 중 두 번째 높은 순위였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온전치 않은 상황에 홀로 분투한 셈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3명의 중앙 수비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여의치 않자 겨울 이적 시장에 토트넘에서 거의 0분 출전에 가까웠던 에릭 다이어를 임대로 데려왔다.
4~5경기를 선발로 출전해야 또 한 번 연장 옵션이 발동된다는 다이어 계약 조건을 뜯어보면 바이에른 뮌헨도 로테이션 자원으로 판단한 모양이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볼 수 있는 다이어에게 더 기회를 줬고, 다이어도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무난한 경기력을 보였다.
김민재는 1월부터 카타르 일대에서 열렸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해 일정을 이어갔다. 다이어가 김민재 빈 자리를 메우며 바이에른 뮌헨 후방을 지켰다. 김민재는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이후 선발로 뛰었는데, 보훔전까지 3연패에 빠지면서 팀 분위기가 떨어졌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이 후반기에 좋았다고 판단해 김민재를 벤치에 내리는 강수를 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라치오 원정길에서 0-1로 졌기에 홈에서 또 졸전이라면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에 김민재를 빼기로 결정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랜만에 무실점 승리로 라치오를 제압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투헬 감독 판단은 더 리흐트와 다이어였다. 독일 현지 언론 예상대로, 라치오전에 이어 마인츠전까지 두 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했다. 김민재는 마인츠전에서 75분에 다이어와 교체돼 더 리흐트와 짝을 이뤘다. 전반기에 홀로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를 지키며 ‘카이저(황제)’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후반기엔 벤치에서 팀을 지켜봐야 할 처지였다.
투헬 감독에게 왜 김민재를 벤치에 내렸는지 질문이 있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는 우리에게 좋은 선수다. 더 리흐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바이에른 뮌헨 포백을 잘 보호하고 있다. 모두 한 발 앞선 선수들이다. 다이어는 명확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라면서 “김민재에겐 어려운 시간이다. 훌륭한 선수고 선발로 뛸 자격이 있지만 축구에선 이런 일도 있어난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두 번의 홈 경기를 치렀고 난 이걸 고수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 주전 자리를 꿰찬 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다이어를 프리미어리그에서 쭉 지켜봤던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김민재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떠넘기는 건 옳지 않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위대한 선수가 될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라며 향후 문제없이 바이에른 뮌헨 주전으로 돌아올 거란 전망을 내놨다.
독일에선 다이어에게 무조건적인 찬양을 하는 분위기다. 독일 매체 ‘T-온라인’은 “다이어가 벤치 자원에서 주전 수비 듀오로 올라왔다. 더 리흐트와 다이어는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상대에게 득점 기회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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