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린가드도 믿고, 김기동 감독님도 믿습니다!.”
10일 프로축구 FC서울의 홈 개막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공격수 제시 린가드와 새 사령탑 김기동 감독을 향한 기대감으로 들썩거렸다.
경기장 주변과 월드컵공원은 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변 도로도 꽉 막혔다. 월드컵대교를 건너고서 30분 가까이 지나고서야 경기장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주차장이 가득 차면서 주차요원들은 차량 정리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 주차 요원은 “아무리 홈 개막전이라지만, 너무하네! 진짜!”라며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국가대표팀 A매치를 방불케 하는 혼잡도였다.
서울 구단은 인터넷 예매분으로만 입장권 4만4천여장을 팔았다.
예매분으로만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1 홈 개막전 최다 관중 신기록(기존 2013년 3월 10일 대구-전남·3만9천871명)을 썼다.
이를 넘어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해 4월 8일 인기 가수 임영웅이 방문한 대구와 홈 경기에서 4만5천7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이 부문 신기록을 쓴 바 있다.
서울은 최근 4시즌 연속 중하위권에 머물러 ‘인기 구단’의 이미지가 많이 퇴색된 터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다시금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게 된 건 린가드의 지분이 크다.
린가드의 입국부터 훈련, 서울 생활까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다.
특히 기성용 등 기존 서울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유쾌한 모습으로 기존 서울 팬들은 물론이고 해외 축구만 보던 팬들, 축구에 관심이 있던 일반인들의 시선까지 끌어모은다.
서울 구단은 경기장 북측 계단에 린가드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만 파는 부스를 마련했다.
킥오프까지 20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도 이 부스 앞에는 50m 가까이 대기 줄이 늘어설 정도로 린가드 유니폼은 인기였다.
린가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박은진(동일여고 2년) 양은 “원래 응원하던 이한범이 이적하면서 린가드로 갈아탔다”면서 “EPL 출신인 린가드는 크로스 궤적 등 차원이 다르다. 시즌 첫 경기에서는 득점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도움이라도 올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의 친구 신서연 양은 “대스타인 린가드가 기존 서울 선수들과 유쾌하게 어울리는 모습이 너무 좋다. 역시 우리 서울은 린가드마저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구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린가드를 향한 대중적 인기에 가려졌으나, 포항 스틸러스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다 올 시즌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을 향한 기대감도 새 시즌 흥행 열기에 적잖은 영향을 줬을 터다.
FC서울은 10년 넘게 응원했다는 회사원 오모 씨(44)는 “김기동 감독님이 서울의 침체기를 끝낼 것”이라면서 “린가드도, 김기동 감독님도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양 팀 사령탑은 4만여 관중 앞에서 멋진 경기를 팬들 앞에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많은 홈 팬 앞에서 경기를 지휘하는 게 처음인 김 감독은 “1만명이 들어오든 5만명이 들어오든 감독은 승패가 중요하다”면서도 “응원의 힘이 우리 선수들에게 많이 전달되리라는 기대는 한다”고 말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4만, 5만명 이상이 들어오는 경기장에서 승부를 펼치는 건 감독으로서도, 선수들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팬들께 즐거움을 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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