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게이트’ 일으킨 이강인 두고 찬반양론…축구팬 시선 집중
주민규·이승우 등 외면받던 K리거들 승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탁구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3월 A매치에 출격할 수 있을까.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소화할 태극전사 명단을 발표한다.
이강인의 선발 여부에 팬들의 관심은 집중된다.
이강인은 지난달 끝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하극상’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크게 비판받았다.
이번만큼은 자숙의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라도 이강인을 선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태국은 동남아 강호로 한국의 2차 예선 상대 중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분류되지만, 그렇다고 이강인이 반드시 있어야 꺾을 수 있는 상대는 절대 아니다.
그러나 사건이 어디까지나 선수단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며, 이미 이강인이 손흥민을 찾아가 용서를 구해 최소한 겉으로나마 갈등을 봉합한 모습을 보인 만큼, ‘축구’로 팀과 팬들 앞에 사죄할 기회를 주는 게 이강인에게나 한국 축구에나 좋은 선택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황 감독 입장에서도 이강인은 버리기 어려운 카드다.
본업이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인 황 감독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아버렸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면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한 영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 마리라도 놓친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황 감독과 이강인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황 감독은 누구보다 이강인 활용법을 잘 안다.
이강인은 지난 6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왔다.
탁구게이트 이후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이강인은 10일 오후 9시 킥오프하는 랭스와 리그1 홈 경기에도 출전이 유력하다.
다만, 황 감독은 명단 발표까지 하루만 남은 만큼, 최종 결정은 이미 내려졌을 거로 보인다.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빛을 보지 못하던 K리거들의 선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출중한 결정력을 자랑하지만,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던 주민규(울산)는 첫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가 국가대표에서 잠정 배제된 가운데 조규성(미트윌란) 등 다른 스트라이커들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민규는 올해 K리그1에서는 마수걸이 골을 넣지 못했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3골을 몰아치며 여전한 득점력을 보여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나 이후 대표팀에서 외면받았던 2선 공격수 이승우(수원FC)에게도 이번 3월 A매치는 복귀의 기회다.
이승우는 주민규와 더불어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 K리그1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유이한’ 선수다.
이승우는 황 감독이 경기장에서 관전한 9일 전북과 2라운드 홈 경기(1-1 무승부)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더니 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폭발해 제대로 ‘눈도장’을 받았다.
2선 측면에 최전방까지 소화할 수 있는 대표팀 주축 공격수인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당해 이번 태국전에 뛸 수 없게 된 점은 주민규와 이승우의 발탁 가능성을 높인다.
대표팀은 18일 소집돼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어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태국을 상대로 4차전을 소화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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