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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이제 뮌헨 주전 아니다 “다음 경기도 다이어가 선발”…이재성과 ‘코리안 더비’ 불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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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
▲ 김민재.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갑자기 팀 내 입지가 이상해졌다. 붙박이 주전 센터백에서 이젠 벤치서 경기를 지켜보는 신세가 됐다.

독일 매체 ‘키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의 선발 라인업을 예상했다. 뮌헨은 오는 9일 마인츠와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선발 명단에 김민재 이름은 없었다. ‘키커’는 뮌헨 선발 중앙수비수로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꼽았다.

마인츠엔 이재성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민재와 이재성의 ‘코리안 더비’가 기대됐으나 불발될 확률도 적지 않다. 

김민재는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했다. 뮌헨 합류 첫해에 단단한 입지를 보여줬던 김민재는 지난 6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라치오와 16강 2차전에서 벤치로 밀렸다. 부상이나 체력 안배를 제외하고 전략적인 이유로 선발에서 이름이 빠진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김민재를 크게 신뢰한다. 그동안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중심축에 두고 후방을 꾸려왔다. 감독의 신뢰와 더불어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의 유리몸 문제로 로테이션 없이 뛰어야 했다. 전반기 내내 혹사 논란이 일어날 정도였고, 후반기에도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치고 복귀했을 때 바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하지만 라치오전을 앞두고 기류가 이상해졌다. 독일 내 유력 매체들은 앞다퉈 김민재의 벤치행을 예고했다. 대신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대로 데려왔다 최근 완전 영입한 다이어의 선발을 예측했다.

김민재의 벤치는 현실이 됐다. 투헬 감독은 라치오전 선발에 대해 “김민재를 제외하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RB 라이프치히전에서 잘해줘서 기용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면서 공식전 8경기 만에 무실점 승리를 안겼다.

다이어는 96%의 높은 패스 성공률(85/89)을 과시하며 김민재가 도맡았던 후방 빌드업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상대와 지상 및 공중 경합이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가 말해주듯 경기 흐름을 읽고 수비하는 능력이 빼어났다.

더 리흐트 역시 94% 패스 성공률(100/106), 클리어링 4회, 리커버리 2회, 공중 경합 승리 3회 등으로 대인 마크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공격에도 가담해 토마스 뮐러의 득점을 돕기도 했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안정적인 결과를 내면서 김민재를 벤치에 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키커’는 오는 9일 펼쳐지는 마인츠전에서도 라치오전과 같은 센터백 조합을 지지했다.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며 어김없이 다이어와 더 리흐트의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백업 명단에 새겨지면서 하루아침에 센터백 우선 순위가 달라졌다.

주중 라치오전 풀타임을 뛰고 나흘 만에 주말 마인츠전에 선발로 뛰는 게 버거울 수 있지만 투헬 감독의 성향상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그대로 중용받을 수 있다. 투헬 감독이 직접 말했듯이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함께 뛰었을 때 승리를 가져오고 있어 변화를 주기 어렵다. 더구나 마인츠전은 바이에른 뮌헨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선두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벌어진 격차를 좁히려면 17위 강등권으로 밀려난 마인츠를 잡아야 한다.

김민재 선발 제외 소식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시즌 김민재는 뮌헨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다. 수비의 핵이자 빌드업을 통한 공수 연결고리 임무도 소화했다.

시즌 초반부터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과도하게 썼다. 그만큼 김민재는 뮌헨 전력에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나폴리에서 이적한지 1년도 안 됐는데 뮌헨 붙박이 센터백 수비수로 활약했다.

독일 내에선 김민재의 체력을 걱정할 정도로 과도하게 출전시간이 많았다. 김민재가 시즌 도중 아시안컵 차출로 뮌헨을 떠날 때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데려온 선수가 바로 다이어였다.

뮌헨은 최근 다이어를 완전 영입했다. 다이어는 완전 이적할 수 있는 의무조항을 다 채웠다. 뮌헨에서 6경기 뛰면서 눈도장을 받았다. 구단 수뇌부는 다이어의 경기력에 만족했다.

다이어는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형태는 임대였다. 이번 시즌까지 임대 신분을 유지하고, 시즌이 끝나면 뮌헨이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뮌헨은 다이어를 데려올 당시 토트넘에 임대 이적료 350만 파운드(약 60억 원)를 지불했다. 완전 영입할 경우 드는 돈은 따로 들지 않는다. 다이어는 애초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2014년 토트넘에 입단한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요 수비수로 활약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뽑히는 등 준수한 센터백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손흥민 절친으로도 국내 축구 팬들에겐 유명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새 사령탑으로 오며 얘기가 달라졌다. 다이어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더 이상 토트넘에서 다이어의 자리는 없었다.

▲ 에릭 다이어.
▲ 에릭 다이어.

그런 다이어를 뮌헨이 영입한 이유가 있다. 올겨울 수비진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

팀 수비의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던 김민재가 한국 대표팀 자격으로 아시안컵 출전 차 1, 2월 뛸 수 없었다. 우파메카노, 데 리흐트는 돌아가며 다쳤다. 이들이 없을 때 뛰어줄 센터백 수비수가 필요했고, 영입이 비교적 쉬웠던 다이어가 낙점됐다.

김민재가 돌아오며 다이어의 주전 경쟁은 쉽지 않을 거라 예상됐다. 다만 얕은 뮌헨의 센터백 선수층을 고려하면 백업으로도 활용 가능한 다이어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었다.

기회가 생긴 다이어는 신났다. 뮌헨 입단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뮌헨은 놀라운 팀이다. 내가 여기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내 나이 아직 29살이다.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 이제 서서히 최고의 시절이 오고 있다는 걸 안다”고 덧붙였다.

팀 내 다이어를 지지하는 선수도 나타났다. 바로 케인이다. 케인과 다이어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우정을 쌓았다. 최근 케인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도 최고 수준에서 플레이하는 또 다른 영국인을 보는 게 아주 기쁠 것이다. 다이어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것”이라며 “다이어는 지난 몇 년간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했다. 유로 2024 예선 스쿼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우리와 함께 했다. 유로 2024에는 함께 갔으면 좋겠다”라고 지지했다.

케인은 다이어를 가까이 두며 존중을 표한다. 평소 다이어를 향해 꿀이 떨어지는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달 바이에른 뮌헨 팬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에서도 팀내 가장 좋아하는 동료를 묻자 “에릭 다이어. 새로온 친구”라고 답했다.

둘은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9년을 함께 지냈다. 같은 잉글랜드 출신이라 대표팀으로도 인연을 넓혀나가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취미도 같아 쉬는 날이면 함께 골프를 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여름 케인이 우승을 목표로 토트넘을 먼저 떠났다.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인 바이에른 뮌헨과 손잡고 다소 낯선 해외 생활을 하고 있다. 다이어도 올해 초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도 케인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영국 언론 ‘풋볼 인사이더’는 바이에른 뮌헨이 다이어와 계약에 구두 합의를 했을 때 “케인이 다이어가 합류하도록 강하게 추진했다. 케인은 다이어와 바이에른 뮌헨 생활에 관련히 폭 넓게 이야기를 나눴으며 투헬 감독과 구단 수뇌부에 다이어를 적극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케인은 이적이 완료된 뒤에도 다이어를 반겼다. 다이어가 데뷔전을 치렀을 때도 “다이어가 빠르게 적응했으면 한다”며 “몇 가지 조언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지않아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 데뷔전을 치르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축하를 건넸다.

김민재의 대체 자원이라 생각했던 다이어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었다. 혹사 논란에서 주전 경쟁까지. 김민재의 뮌헨 이적 첫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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