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하성을 많이 존경한다.”
메이저리그에 정식으로 데뷔도 안 했는데 랭킹 탑5다? 실화다. 블리처리포트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올 시즌 30개 구단 주전 2루수들의 랭킹을 매겼다. 시범경기서 2루수로 변신했지만, 아직 정규시즌서 2루수로 뛰지도 않은 잰더 보가츠(32,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무려 5위에 올랐다.
보가츠는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베테랑 내야수다. 그러나 유격수 경력이 압도적이다. 유격수로 통산 1338경기, 3루수로 통산 53경기, 지명타자로 통산 21경기에 나갔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2루수로는 시범경기서만 뛰었지 정식으로 데뷔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블리처리포트는 보가츠가 메이저리그 탑클래스 2루수라고 했다. 그보다 높은 순위의 2루수는 1~4위 무키 베츠(LA 다저스), 마커스 세미엔(텍사스 레인저스),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오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역시 중앙내야수로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한 게 결정적이다. 통산 1419경기서 타율 0.291 175홈런 741타점 835득점 OPS 0.812다. 30홈런 시즌 한 차례 포함 20홈런 이상 시즌이 네 차례였다. 11년 2억8000만달러(약 3734억원) FA 계약의 첫 시즌이던 작년까지도 유격수로 뛰었다.
그런 보가츠는 올해 군말 없이 김하성과의 포지션 스위치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김하성을 많이 존경한다”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김하성의 기량을 인정한다는 의미. 공격력이야 김하성이 보가츠에게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김하성의 수비력이 워낙 압도적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3년만에 탑클래스 수비형 중앙내야수로 거듭났다. 유틸리티 골드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수비가 가장 좋은 김하성이 3유간을 맡고, 공격력이 좋은 보가츠가 2루를 맡는 게 이상적인 건 사실이다.
어쨌든 보가츠는 자존심을 접고 실리를 택했다. 블리처리포트는 “그는 커리어 DRS -54다. 훌륭한 수비형 유격수가 된 적이 없었다. 두 팔 벌리고 이 움직임을 환영한 것처럼 보인다. WAR 4.4에 2루타 31개, 홈런 19개, 타점 58개, OPS+120을 기록했다. 이제 그는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기회를 갖는, 리그 최고의 공격형 2루수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보가츠가 2루수를 받아들이면서, 김하성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 탑클래스 공수겸장 유격수로 평가받을 기회를 잡았다. 작년만큼의 활약을 펼친다면 FA 시장에서 1억달러를 넘어 2억달러대 계약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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