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볼 돌아간다고 다 공 받으러 나오지 말고 축구를 해라”
지난 시즌 K리그를 흔든 팀은 단연 광주다. 광주는 이정효 감독의 지휘 아래 1부리그 승격 첫 시즌임에도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며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좋은 축구에서만 그친 게 아니다. 광주는 3위로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선수단 연봉 총액이 59억 5,067만 6,000원으로 K리그 최하위였지만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며 이변을 일으켰다.
이번 시즌에는 선수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핵심 수비수 티모가 중국의 청두로 떠났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순민도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코어라인이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가 전해졌다.
하지만 광주는 FC서울과의 개막전에서부터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보여줬다.
광주의 컨셉은 지난 시즌과 달라지지 않았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빌드업을 어렵게 만들며 볼을 차지했고 이후에는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20분에 나온 첫 골 장면도 광주가 지난 시즌 여러 차례 보여준 장면이었다. 서울이 전방 압박을 펼쳤으나 광주는 후방에서 패스를 통해 풀어 나왔고 전방으로 볼을 빠르게 전개했다. 그리고 이희균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광주는 비슷한 패턴으로 여러 차례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전반전에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후반전에는 서울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가는 모습도 있었다. 이 감독 또한 경기 후 “상당히 불만족스럽다. 선수들에게 전반전과 후반전에 똑같이 플레이를 하라고 했는데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이 강조하는 건 ‘포지셔닝’이다. 패스를 주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볼이 전방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선수들이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시즌도 주축 미드필더인 정호연은 서울전이 끝난 후 “감독님이 전반전 끝나고 ‘패스가 잘 연결 되니까 또 다 공만 받으러 온다. 축구를 안 하고 볼을 차려고 한다’고 이야기하셨다. 감독님이 선수들만 재미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포지셔닝을 가져가고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이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기 위해서는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끊임없이 공간을 찾기 위해 뛰어야 한다는 게 정호연의 설명이다. ‘선수들만 즐기는 패스 로는 보는 사람까지 즐기게 만들 수 없다’는 이 감독의 철학은 이번 시즌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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