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역시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밀리듯 이적한 선수가 더 큰 클럽에서 기회를 잡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둥지를 옮긴 에릭 다이어 이야기다.
다이어는 올 시즌 토트넘에서 계륵으로 전락했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며 작아졌다. 결국 전력 외로 분류되는 굴욕을 맛봤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쫓겨나듯 임대됐다.
전망은 대체로 어두웠다. 김민재를 비롯해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가 센터백으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나폴리의 우승을 이끈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 역시 고액 연봉자로 다이어가 넘기 어려운 벽으로 비쳤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바이에른 뮌헨이 자랑하는 센터백들이 부진한 모습에 그친 사이 4번째 옵션이었던 다이어가 비상한 것이다. 다이어는 이적 후 7경기에 출전했고, 5번이나 선발로 투입됐다.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따내면서 바이에른 뮌헨에 더 오래 남게 됐다.
6일(이하 한국 시각)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다이어는 주가를 더 높였다. 우파메카노가 16강 1차전 퇴장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됐고, 김민재가 최근 다소 부진해 다이어의 주전 도약 가능성이 비쳤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나란히 김민재의 결장을 전망하면서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라치오와 16강 2차전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어에게 6일 라치오전은 절호의 기회다. 바이에른 뮌헨이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져 위기에 빠졌다. 2차전 홈 경기에서 2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하다. 만약 선발 출전이 유력한 다이어가 좋은 수비를 보이며 바이에른 뮌헨의 역전 8강행을 이끈다면, 팀 내 주전 다툼의 새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를 위협하면서 시험대에 섰다. 과연, 토트넘 계륵이었던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의 파랑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