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일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연일 장타를 날리고 있다. 올 시즌에는 타격에서도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컵스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처음 리드오프로 출격한 김하성이다. 앞선 6경기에서는 모두 5번 타자로 기용됐다.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의 1번 타자로 맹활약했던 김하성은 시범경기에서도 안타를 때려내는 등 활약했다. 첫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김하성은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2루타를 날렸다. 전날(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2경기 연속 장타를 터뜨렸다.
김하성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조던 윅스에게 좌월 2루타를 날렸다. 득점 찬스를 만들어낸 김하성은 후속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 때 윅스의 보크가 나와 3루에 섰고, 타티스 주니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고 6회 수비를 앞두고 매튜 바튼과 교체됐다.
타격이 눈에 띄게 좋아진 김하성이다. 특히 장타가 그렇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김하성은 올 시즌 7번의 시범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0(15타수 6안타 1홈런) 출루율 0.526 장타율 0.733 OPS(출루율+장타율) 1.259를 기록 중이다. 장타는 시범경기만 두고 보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1년 김하성의 장타율은 0.167였고, 2022년에는 0.600, 2023년에는 0.310에 그쳤다.
장타가 많아진 건 공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과 파워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타격에 눈을 뜬 김하성은 비시즌 동안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장타를 더 많이 생산해내기 위해서다. 미국 출국 전 김하성은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매년 성장해왔다. 올해는 타격에서 발전하고 싶다. 작년에도 장타율을 높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수치가 안 나왔다. 이번 겨울에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벌크업을 했다. 올해는 내가 원하는 장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김하성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김하성은 정규시즌 152경기에서 장타율 0.398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크업은 풀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 증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하성은 4일 시애틀전에서 홈런을 친 후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4년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올해가 가장 편하다. 몸무게가 늘어난 건 한 시즌을 치르고 나면 살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찌웠다. 작년에도 마지막 달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올해는 잘 이겨내고 싶어서 몸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미 수비는 ‘마스터’한 김하성이다. 지난해 2루수로 뛰면서 3루수와 유격수까지 겸했던 김하성은 내야 곳곳을 돌아다니며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샌디에이고 내야에 활력을 불어 넣은 김하성은 2023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3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김하성도 수비에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받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는 (공격에서) 힘든 면이 있었다. 그래서 수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 수비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상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비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김하성의 몫이다. 김하성이 올 시즌 유격수를 맡게 되면서 잰더 보가츠가 2루수로 포지션을 이동했다. 커리어 내내 유격수로 뛰었던 보가츠는 2루 수비가 아직 어색한 상황이다. 보가츠는 김하성에게 적극적으로 2루 수비 방법을 물어본다.
김하성은 “내가 유격수를 맡게 돼 책임감이 크다. 우리 팀에는 보가츠를 비롯해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유격수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인데, 내가 유격수를 맡게 돼 영광이다. 더 책임감이 든다”면서 “보가츠는 수비 센스가 좋은 선수다. 커리어 내내 유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2루수는 생소할 수 있다. 그래서 보가츠가 나와 크로넨워스에게 자주 물어본다. 대단한 선수가 더 잘하기 위해 질문을 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며 보가츠에게 2루 수비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했다.
김하성은 공수겸장 유격수를 꿈꾼다. 타격과 수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이미 수비는 잡은 생태라, 타격에서 발전만 이뤄내면 된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는 골드글러브를 받아 기분이 좋았다. 공격에서도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 아직 팬분들게 보여드릴 게 많이 남았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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