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제는 이해 못 할 선발 제외 주장까지 하고 있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오는 6일(한국시간) 예정된 바이에른 뮌헨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다루면서 선발 명단을 예측했다.
최후방 수비진에 김민재의 이름이 빠졌다. 키커는 부동의 주전인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추천했다. 김민재를 평가절하는 태도가 한결같다. 키커는 앞서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와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에서 부진했다. 김민재는 안전을 보장하는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해결책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되어야 한다”라던 주장의 연장선이다.
키커는 이번 시즌 김민재를 흔들고 있는 대표적인 독일 언론이다. 김민재의 활약도와 상관없이 혹독하게 평가한다. 최근에도 김민재가 최고의 안정감을 보여줬던 VFL 보훔과 22라운드만 보더라도 키커는 정반대의 평점으로 태클을 걸었다.
보훔전에서 김민재는 절대 강자의 면모를 잃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군계일학이었다. 3실점을 하고 패하는 와중에서도 김민재는 홀로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이며 뒷문을 든든하게 했다. 당시 김민재의 지표를 보면 101번의 볼터치와 88%의 패스 성공률(77/88), 2개의 키패스, 롱볼 패스 성공(6/7)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수비 지표에 있어서도 클리어링 1회, 슈팅 블록 3회, 인터셉트 2회, 태클 4회, 경합 성공(4/6), 제공권 경합(6/9) 등 공수 아주 훌륭했다.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평점 7.5점을 부여했다. 패배 팀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평점이 말해주듯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들 사이에서 1위에 올랐다. 전 포지션에 걸쳐서도 골을 넣은 자말 무시알라(8.7점)에 이은 2위 수치다. 스탯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매체 ‘풋몹’도 7.4점을 줬다.
그만큼 김민재가 전반기에 이어 지금도 혼자 수비했다. 그런데 주관이 들어가는 키커는 정반대였다. 수비진 가운데 최저점인 4.5점을 줬다. 유독 박한 평가를 하는 매체라 그러려니 했지만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판단이 계속됐다.
지난 주말 프라이부르크전도 마찬가지였다. 김민재는 다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결과적으로 2-2로 비겨 호평을 받기는 힘들었지만 평점은 준수했다.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변함없이 팀에서 가장 많은 93회의 패스를 시도해 94%의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전방을 향한 롱패스도 3개 모두 정확하게 연결했다.
수비력도 좋았다. 가로채기 2회와 걷어내기 6회가 보여주듯이 수비 임무에서도 충실했다. 이에 후스코어드닷컴은 7.19점으로 팀 내 4번째 가는 수훈 선수로 판단했다. 수비수의 역할을 다했기에 풋몹 역시 7.2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어김없이 키커는 최저 평점이었다. 김민재가 보여주는 수비 움직임과 기록을 모두 무시하는 건 근래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반기에도 키커는 김민재가 혹사에 가깝게 뛰면서도 보여준 철벽 방어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전반기를 대상으로 한 포지션별 등급과 순위에서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센터백 11위에 놓아 논란이 됐다.
키커의 순위 발표 시기 김민재는 프랑스풋볼 발롱도르에서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영국 ‘가디언’도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하며 빼놓지 않고 거론할 때였다. 그럼에도 키커는 김민재의 수준을 월드클래스가 아닌 국제적 수준 선수로 분류해 원성을 샀다.
이제는 한술 더 뜨고 있다. 라치오전에서 김민재의 선발 제외를 들고 나왔다. 이번 경기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무관을 탈출하려면 오로지 챔피언스리그에서 생존해야 한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갈수록 무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독일축구리그(DFL) 슈퍼컵으로 시작한 올 시즌 RB 라이프치히에 예상 밖 대패로 트로피 획득에 실패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포칼에서도 조기 탈락했다. 심지어 포칼에서는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에 발목이 잡혀 놀라움을 안겼다.
1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선두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10점이나 뒤져있다. 24라운드까지 무패를 달리고 있는 레버쿠젠의 기세를 고려하면 사실상 역전이 불가능하다. 결국 남은 건 챔피언스리그에서 반등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 1차전에서 라치오에 0-1로 패한 상태라 2차전 홈경기에서는 무조건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따라서 바이에른 뮌헨은 공격 못지않게 안정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사라졌다고는 해도 라치오에 실점하는 순간 공격진에 더 큰 부담을 안기게 된다. 김민재를 활용해 후방을 확실하게 지키는 게 우선시 되어야 한다.
김민재는 라치오와 1차전에서도 98%의 패스 성공률과 함께 볼 경합 성공 4회, 인터셉트 2회, 소유권 회복 8회 등 공수에 걸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시종일관 라치오의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에게 향하는 패스를 먼저 읽고 차단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그런데 키커는 김민재를 꼬집기 바빴고 급기야 예상 선발에서도 이름 석 자를 지웠다. 키커와 달리 UE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의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스탯 기반의 후스코어드닷컴도 김민재와 더 리흐트를 선발 명단에 올려놓으면서 키커만 홀로 인색한 시선을 보내는 걸 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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