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군대에서 TV 중계방송을 보는데 야구가 더 간절해졌다.”
키움 히어로즈 김병휘(23)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2020년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7순위로 버건디 유니폼을 입었다. 김병휘는 고교시절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키움은 김병휘가 김하성과 김혜성의 뒤를 이어 팀의 센터라인을 지켜주길 바랐다.
김병휘는 줄곧 퓨처스리그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미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한 키움 내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병휘는 2년 동안 1군에서 단 14경기 출전에 그쳤고, 군 입대를 결정했다. 김병휘는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제3보병사단에서 복무했다. 수색대대에서 배치된 김병휘는 GP에서 근무를 했고, 이후에는 60mm 박격포병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흔히 야구 선수에게 현역 입대는 경력 단절로 인식이 된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훈련과 일과를 마친 후 운동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상무가 아니면 운동 시설도 제대로 갖춰 있지 않다. 배팅이나 수비 등 야구와 관련된 훈련도 진행하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김병휘는 “오히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서 좋았다”고 했다. 행복한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병휘는 “돌이켜 보면 군 생활이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다. 야구와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군대가 내 인생을 환기시켰다”고 말했다.
독서는 취미가 됐다. 자기개발서를 읽고 실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김병휘는 “군 복무 기간 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 자기개발서가 도움이 됐다. 일상에 집중하기 위해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특히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한 게 큰 소득이었다. 운동을 할 때도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입대 전만 하더라도 김병휘는 심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생각대로 야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활관에서 야구 중계방송을 보면서 야구에 간절함을 느꼈다고. 김병휘는 “처음에는 힘들어서 군대에 갔다. 쉬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군대에서 TV로 야구를 보면서 ‘다시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야구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짬이 나는 대로 운동에 매진했다”며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김병휘는 지난해 전역 후 키움에 복귀했고, 1군 경기까지 치렀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김병휘는 빠르게 적응했다. 1군에서 10경기 타율 0.143(21타수 3안타) 출루율 0.143 장타율 0.190을 기록했고, 퓨처스리그에서는 22경기 타율 0.308(52타수 16안타 1홈런) 출루율 0.415 장타율 0.462의 성적을 거뒀다.
2023년을 돌아보며 김병휘는 “2023시즌 5월에 전역을 했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일 때였다. 한번쯤은 1군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남들이 봤을 때는 무리한 목표라고 할 수 있었지만, 또 운이 좋아서 1군에 콜업되기도 했다. 일단 내가 세웠던 목표는 달성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내내 김병휘는 수비 훈련에 열을 올렸다. 그는 “코치님들과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훈련했다. 기본기를 다지는 데 더 힘을 썼다. 모든 동작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훈련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어 기쁘다고 했다.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린 김병휘다. 올해는 김병휘가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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