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범경기에서 만났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김하성과 고우석(이상 샌디에이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만남은 경기장 안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세 사람은 김하성의 애리조나 집에서 모여 바베큐 파티를 벌였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있는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서 시범경기를 벌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3명이나 모이는 매치업이라 큰 관심이 쏠렸던 경기인데, 결과적으로 김하성-이정후의 공수 맞대결이나 고우석-이정후의 투타 맞대결은 실현되지 않았다. 원정 팀 샌디에이고는 주로 비주전 선수를 내보내면서 김하성을 포함한 주전들을 쉬게 했다. 이정후도 1일과 2일 연달아 경기에 나가면서 이날 경기에서는 빠졌다.
이 경기는 3-2 샌디에이고의 승리로 끝났다. 2-2로 맞선 9회 샌디에이고 유틸리티 내야수 매튜 바튼이 좌전 적시타로 호세 아소카를 불러들여 결승점을 뽑았다. 8회 2사 후 나온 예레미아 에스트라다가 9회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지고 구원승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직 100% 전력으로 시범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있고, 시범경기를 통해 개막을 준비하는 만큼 급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직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선수로 참가한 선수들도 많아 주전들에게만 기회를 줄 수도 없다.
각각의 사정도 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로 돌입하기 전 가벼운 옆구리 통증을 겪었다. 스스로는 “알이 배긴 정도”라며 확대해석을 막았는데, 구단은 6년 1억 1300만 달러 귀한 몸 이정후를 가능한 보호하려 했다. 이로 인해 이정후는 개막 후 팀의 네 번째 경기부터 출전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시작부터 출전하고 있지만 이동이 필요 없는 홈경기에만 나서고 있다. 고우석 또한 지난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선발돼 일찍 시즌을 시작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면서 늦게까지 공을 던진 만큼 시범경기 출전 시기가 뒤쪽으로 늦춰졌다.
대신 김하성과 이정후, 고우석은 경기장 밖에서 만났다. 경기 후 이정후와 고우석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세 선수가 만나 바베큐 파티를 벌이는 모습이 올라왔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 집에서 바베큐~”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식사를 준비하는 ‘호스트’ 김하성의 뒷모습,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고우석이 보인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였고, 고우석은 올해 새롭게 김하성의 팀 동료가 됐다. 여기에 이정후와는 ‘처남 매제’로 묶인 가족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세 선수의 맞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린 면도 있다.
마침 세 선수 모두 시범경기 출발이 좋아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식사 자리를 즐길 수 있었을 듯하다. 이정후는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2루타로 첫 장타를 신고하더니 홈런까지 터트렸다.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444, 출루율 0.444,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OPS 1.333이다.
김하성은 출전한 5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시범경기 타율 0.444, 출루율 0.615, 장타율 0.556, OPS 1.171에 2일 경기에서는 도루 2개로 빠른 발까지 자랑했다. 고우석은 아직 단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아직 세 선수가 경기에서 만날 일은 남아있다. 9일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맞대결이 열린다. 이번에는 샌디에이고 홈구장이라 김하성은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고우석도 투구 일정에 따라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이정후의 출전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홈경기 출전만 고집하지는 않고 있어서다. 이정후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한편 MLB.com은 올 시즌 예상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소개하면서 이정후와 김하성을 모두 소속 팀 1번타자로 지목했다. 이정후의 1번타자 기용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와 직접 대면하기도 전에 “올해 1번타자 중견수는 이정후”라고 못박았다. 시범경기에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이 믿음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의 경우 지난해 1번타자로 활약했으나 사령탑이 멜빈 감독에서 마이크 실트 감독으로 바뀐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실트 감독은 시범경기 시작부터 김하성을 5번타자 유격수로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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