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에릭 텐 하흐가 (다음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지 않을 것 같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우승과 거리가 멀어진 팀으로 전락했다. 리그컵 등 단판 승부로 펼치는 단기 이벤트는 아직 힘을 발휘하고 있으나 리그는 좀처럼 강력했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감독도 숱하게 교체됐다. 2013년 퍼거슨이 떠난 뒤 데이비드 모예스를 시작으로 라이언 긱스가 대행을 한 뒤 2014년 루이스 판 할이 왔다. 그 역시 두 시즌 만에 맨유를 떠났고 조제 무리뉴가 2016년에 지휘봉을 잡았다. 그렇지만, 역시 3년을 넘기지 못했고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임시 감독이었다가 정식 선임 됐다.
비정상적인 체제는 계속 이어졌다. 마이클 캐릭 임시 체제에 랑프 랑닉이 한시적으로 또 감독을 했고 2022년 현재의 텐 하흐가 아약스를 떠나 맨유로 왔다.
2022-23 시즌 리그컵 우승으로 희망을 보는 것처럼 착시 효과가 생긴 맨유였다. 텐 하흐의 카리스마가 선수단을 장악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에 반하는 선수들도 생겼다.
완벽한 통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텐 하흐가 원하는 선수와 활용하지 않겠다며 티를 냈던 선수들이 갈렸다는 분석이다. 이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 되면서 선수 대기실 분위기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계속 경질설과 마주하는 텐 하흐다. 영국 대중지 ‘익스프레스’는 ‘텐 하흐에 대한 경영진의 믿음은 흔들리는 것 같다. 특히 거부 짐 렛클리프가 지분 25%를 인수한 뒤에는 텐 하흐보다 더 유능한 지도자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라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음을 전했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닌 것은 토트넘 홋스퍼와 애스턴 빌라를 이끌었던 팀 셔우드의 주장에서도 알 수 있다. 그는 영국 라디오 기반의 매체 ‘토크 스포츠’를 통해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귀찮은 유형의 사람이다. 플레이 스타일이나 구조, 경기 계획 등을 브라이턴에서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충분히 맨유가 영입 가능한 지도자다”라고 평가했다.
셔우드의 말대로 이탈리아 출신 데 제르비 감독은 모이세스 카이세도(첼시), 알렉시스 맥 알리스테르(리버풀) 등이 이적해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렇지만, 다른 자원들로 충분히 메우고 있다. 공격 역시 드리블러 미토마 카오루의 시즌 아웃에 가까운 부상 이탈로 고민이 크지만, 견뎌내고 있다. 승점 39점으로 7위, 6위 맨유와 5점 차에 불과하다.
버티는 힘은 데 제르비가 구축한 경기 스타일이다. 상대의 성향에 따라 역습이나 공격 일변도의 경기를 펼친다. 바탕에는 끈끈한 수비 형태가 있다. 쉽게 뚫기 어렵다. 어쩔 수 없는 전력 차이로 종종 대패하는 경우가 있지만, 시즌 전체 운영에서 나올 수 있는 경기라 큰 의미는 없다.
이미 리버풀이 여름이면 팀을 떠나기로 한 위르겐 클롭의 후임으로 점찍었다는 소문이 있는 상황이다. 시즌 종료 후 브라이턴이 맨유보다 높은 순위로 마친다면 데 제르비의 리버풀행은 더 가까워진다.
일련의 상황을 두고 셔우드는 “텐 하흐가 맨유에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데 제르비야 말로 맨유에 필요한 감독이다”라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4일 맨체스터 시티와 27라운드 겸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있다. 경기를 놓친다면 사임 압박은 더 강하게 올 것으로 예상된다. 맨시티와 비교해 맨유의 경기력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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