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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피플]안산 대표이사 깜짝 부임 안익수 “뿌리부터 튼튼, 유스 제대로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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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익수 전 FC서울 감독이 안산 그리너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민근 구단주가 5개월 넘게 기다렸다고 한다(오른쪽부터). ⓒ안산 그리너스
▲ 안익수 전 FC서울 감독이 안산 그리너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민근 구단주가 5개월 넘게 기다렸다고 한다(오른쪽부터). ⓒ안산 그리너스

▲ 안익수 안산 대표이사는 부산 아이파크, FC서울 감독을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안익수 안산 대표이사는 부산 아이파크, FC서울 감독을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K리그2(2부리그)의 시끄러운 구단 안산 그리너스가 깜짝 인선을 지난달 29일 공식 발표했다. 안익수 전 FC서울 감독을 제5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공개했다. 

안 신임 대표이사는 2010년 서울에서 수석 코치로 포르투갈 출신의 넬로 빙가다 감독을 보좌해 K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이후 부산 아이파크, 성남 일화,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지휘했다. 2018년 선문대학교 감독으로 대학 리그(U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2021년 FC서울 감독으로 부임해 약 3년간 팀을 이끌었다. 

안산이 그의 선임을 발표한 날, 구단에 처음 출근한 안 대표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300개 이상의 메시지가 왔다며 감독 부임보다 더 큰 관심에 책임 의식도 더 깊어졌다며 놀랐다. 

하필 경남FC와의 새 시즌 개막전, 그것도 홈 경기 하루 전날 부임해 더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안 감독은 구단의 돌아가는 사정을 대략은 확인했다. 그는 스포티비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홍보마케팅 직원들이 경기 전날이라 밤 11시 넘어서도 일을 하다가 가야 한다고 하더라. 옛날 생각이 절로 났다. FC서울에서는 한 시즌에 단 3일만 쉬었다. 이렇게 직원들이 열심히 해주니 감사하면서도 저 역시 또 배웠다”라고 말했다.

대표이사직을 수락하기까지는 깊은 고민이 있었다. 지난해 9월 모친상에 조문을 왔던 이민근 구단주가 대표이사직을 제안했다고 한다. 당시는 서울 지휘봉을 스스로 놓은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점이었다. 

쉬면서 고민을 거듭했다는 안 감독은 이 구단주가 대표이사 자리를 비워 놓고 자신의 선택을 기다렸던 것에 놀라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도민구단이 튼튼해야 한다. 특히 안산은 여러 잠재력이 있지만, 그동안 많은 문제가 보였다. 뿌리부터 바로 세워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말대로 안산은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높은 도시다. 동시에 수도권 구단이라는 이점도 있다. 구단도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해오는 등 도시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아스나위를 영입해 활용했고 안양과도 4호선으로 이어져 지역 라이벌로 발전했다. 전신이나 마찬가지인 경찰청 축구단이 2014년 연고 협약을 맺고 안산 그리너스가 되기까지 10년이 흘렀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하지만, 선수 선발 비리 등 채용 난맥상은 안산을 뿌리째 흔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적이 나지 않아 구단의 존재 가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감독, 대표이사, 강화 부장 등이 선수 대리인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선수 영입을 한 것이 문제로 드러나 비리 복마전이라는 부정적 인식과 마주했다. 

당장 개선점이 많은 안산이다. 안 대표도 이 지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결국 시스템이다. 유스부터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안산의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나. 구단의 철학이 무엇인지도 확실하게 구축해야 한다. 다른 구단도 참고하면서 안산을 더 나은 구단으로 거듭나게 해보려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에도 ‘미래지향적’, ‘향상’, ‘개선’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더 나아지는 내일에 집착해 왔던 안 대표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최순호 수원FC 단장 등 각자 꿈을 꾸며 구단의 발전을 유도하는 축구인들처럼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당분간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할 생각이다. 안 감독의 서울 자택 성북동과 사무국이 있는 안산 와~스타디움은 평소 교통 체증을 생각하면 2시간이 넘는 거리다. 지하철로 이동해도 1시간 30분 가까이 소요된다. 아예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들어가며 구단에 대한 연구를 더 깊게 해보겠다고 한다. 

구단 직원들의 역량은 다른 K리그1, 2 구단 못지않다. 경험자도 많고 꿈을 갖고 입사하는 신입직도 많다. 다만, 구단의 외적인 문제로 흔들려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차분하게 조직을 들여다보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한다. 

“할 일이 많다. 경기장 수용 규모가 3만 6천 석 정도 되더라. 다 채우고 싶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일단 차분하게 보겠다. 지금은 구단이 안산에 존재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개혁의 깃발을 든 안 대표 체제의 안산이 얼마나 바뀌는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스포티비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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