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저 선수 코에 하얀색 저거 뭐지?
지난 20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는 남자부를 대표하는 ‘클래식 매치’답게 볼거리 가득한 경기였다.
양 팀은 봄배구의 마지막 티켓을 얻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였고, 요스바니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세트 스코어 3-2(25-22 15-25 25-22 18-25 16-14)로 이겼다.
비록 삼성화재가 승리하긴 했지만 양 팀의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승리했지만 팀 공격 성공률이 41.5%에 그쳤고, 현대캐피탈은 36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경기 후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은 “감독대행이 되고 나서 치렀던 경기 중 최악이었던 것 같다”라며 선수단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삼성화재도 요스바니의 부진으로 공격 성공률이 40% 초반대로 그쳤고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요스바니의 부진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삼성화재 김우진이었다. 이날 김우진은 59.26%의 공격 성공률로 16점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김우진은 1세트 아흐메드의 스파이크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한동안 코트에 누워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강한 스파이크였다. 잠시 후 일어섰지만, 그의 코에는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김우진은 자신의 고통보다 팀 승리와 봄배구 희망을 위해 흔들리지 않았다. 거즈로 코를 막고 지혈한 뒤 곧장 경기에 나섰고 끝날 때까지 코트를 누볐다.
김우진은 한동안 코에 거즈를 넣고 지혈하며 경기를 뛰었다. 워낙 강한 공에 맞아 코피가 쉽게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후 김우진은 “맞았을 땐 괜찮았는데 피가 나더라. 막고 경기를 했는데 솔직히 눈물이 핑 나왔다. 정신도 없었다. 하지만 경기중이라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요스바니에 대한 공격 비중이 높은 팀이다. 그런데 5라운드 후반부터 요스바니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4시즌 동안 하위권(5~7위)에 머물던 삼성화재는 올 시즌은 봄배구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요스바니의 떨어진 체력과 부진에 머리가 아프다. 이럴 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삼성화재는 김정호와 김우진에게 희망을 건다. 190cm 아웃사이드 히터 김우진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선수다. 그리고 2022년 5월 입대 한 뒤 지 2023년 12월 전역했다. 그동안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김상우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서브 리시브나 수비 쪽에 약점이 있지만 코트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파이팅이 넘친다. 삼성화재의 활력소다.
28일 현재 17승 14패 승점 44점으로 5위에 올라와 있는삼성화재는 3위 OK금융그룹과 승점 6점 차다. 아직 봄배구 희망이 있다.
[코피 투혼을 벌이며 팀 승리를 이끈 김우진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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