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축구감독이 후배 선수들에게 의미있는 조언을 전했다.
29일 차 전 감독은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6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는 “동·서양의 축구를 모두 경험한 나에게 아시안컵 결과가 상당히 무겁게 여겨진다”면서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 간의 갈등과 마찰을 적절하게 풀어가는 게 앞으로 한국 축구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 간 불화 사건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이강인과 손흥민의 갈등으로 몸싸움까지 벌어졌고, 결국 이강인은 사과문을 쓰고 손흥민을 찾아가면서 일단락됐다.
차 전 감독은 “지금 우리 대표팀 안에는 동양과 서양이라는 문화의 차이에 세대 간의 사고방식 차이까지 뒤섞여 있다”면서 “동양적인 희생과 겸손,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들을 촌스럽고 쓸모없는 거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엄연히 우리의 자산이자 무기다. 어린 선수들이 그것의 소중함을 모른다면 어른과 선배들이 다시 손에 쥐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979년 내가 처음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직후 훈련을 앞두고 작전을 설명하는 감독에게 거칠게 화를 내는 동료 선수의 행동에 경악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이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훈련에 임하는 감독과 선수들을 보며 한 번 더 놀랐다. 그들에겐 감독과 선수, 선·후배를 넘어 생각이 다르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웠다”고 했다.
차 전 감독은 “아시안컵을 마치고 23살 어린 축구선수 이강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라면서 “스페인이나 프랑스에서 성장할 땐 대수롭지 않았던 상황들이 우리 팬들을 이렇게까지 화나게 할 줄 선수가 미처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은 “축구 선배인 나를 포함해 (이강인에게) 한국축구대표팀 고유의 문화와 분위기·정서를 가르치지 못한 사람들이 함께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면서 “우리 대표팀에 손흥민과 같은 주장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지금은 선수를 가르치는 학부모들부터 우리 아이들의 품위 있는 성공,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차 전 감독은 조국 전 법무장관과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를 심리하는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었다.
차 전 감독은 “조 전 장관 가족들과는 인연이 없다. 조국의 두 자녀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 용기와 반성을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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