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목표는 한해 삼진 100개…올해는 꼭 달성”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한화 이글스 투수 김서현(19)은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강속구를 앞세워 한 시즌 삼진 100개를 잡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겁 없는 신인’이 패기만으로 정복하기에는 벽이 높았다.
지난해 김서현은 20경기에 출전해 세이브 1개를 수확했지만, 22⅓이닝 평균자책점 7.25에 그쳐 쓴맛을 봤다.
목표로 했던 ‘100탈삼진’에 한참 모자란 삼진 26개를 잡는 데 그쳤다.
올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김서현은 자신에게 부족했던 점을 채우는 데 여념이 없다.
김서현은 지난 25일 한화가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세 고친다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래도 이번 시즌은 작년보다 많이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요새 박승민 투수 코치님도 ‘좋다, 좋다’고 해주셔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김서현은 겨우내 몸을 불리고,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
그는 “밸런스도 많이 잡혔고, 요새 많이 먹다 보니까 몸이 조금 커졌다. 작년보다 페이스가 좋다”면서 “박승민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제구가 안정을 찾았다. 비시즌 동안 숙제를 많이 내주셨다. 덕분에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고 시속 160㎞ 강속구를 던지는 김서현은 지난 시즌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22⅓이닝 동안 볼넷 23개를 허용했고, 몸에 맞는 공까지 7개를 내줬다.
특히 직구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타자와 상대하는 데 더욱 애를 먹었다.
김서현의 지난해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은 2.01이었다. 한 이닝에 평균 두 명씩 주자를 내보내는 불펜 투수에게 1군에 자리는 없었다.
김서현은 “작년에 변화구를 많이 던진 건 직구가 마음대로 안 들어가서였다. 그래도 요새 자신감이 붙었다”고 강조했다.
김서현의 1년 선배 문동주는 지난해 빠른 속도로 성장해 이제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젊은 에이스’ 후보로 급부상했다.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는 선배가 멀찍이 앞서가면, 후배는 조바심이 들 수밖에 없다.
김서현은 “동주 형이 원래 잘하는 것”이라면서도 “작년부터 일본에서 두세 달 같이 지내보니 동주 형은 운동하는 것도 자기 스케줄이 따로 있더라. 그런 것 하나하나가 동주 형의 성장 비결이더라. 이번에 알았다”고 했다.
류현진(36)이 돌아온 올해 한화는 김서현까지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주면 어떤 팀과 비교해도 투수력은 뒤처지지 않는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 김서현이 요새 가장 공들이는 구종은 슬라이더다.
김서현은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을 구사한다.
김서현은 “빨리 슬라이더를 연습해서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활용하게끔 준비 중”이라며 “(박승민) 코치님이 ‘이 정도면 경기에 써도 될 정도’라고 말씀해주신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위해 투구 자세를 하나로 고정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김서현은 “작년 마무리 캠프 때부터 투구 자세 고정하는 걸 시작했다.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목표는 작년과 같다. 삼진 100개를 잡아내는 것이다.
김서현은 “작년은 달성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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