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야수 전향 고민…주위 설득으로 투수 전념
벌써 최고 시속 140㎞ 후반대…”몸 상태나 구위 모두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롯데 자이언츠가 자랑하는 오른손 불펜 투수 최준용(22)은 프로 4년 차임에도 벌써 190경기나 던진 선수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15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21세기에 태어난 선수는 최준용과 동갑내기 정해영(KIA 타이거즈·218경기), 둘 뿐이다.
작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로까지 뽑힐 정도로 앞날이 창창한 최준용은 지난해 야수 전향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양해를 구해 대표팀 훈련에서 타격 연습까지 소화했던 그는 지금은 야수에 관한 미련은 버리고 다시 투수에 전념하고 있다.
최준용은 지난 25일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머린스와 교류전이 열린 일본 오키나와현 이토만 니시자키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완전히 정리가 끝났다. 저도 투수를 해야 하고, 투수를 해야 가치가 크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최준용이 야수 전향을 고민했던 이유는 잦은 부상이다.
지난 시즌 최준용은 47경기에서 2승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했지만, 부상 때문에 재활군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
최준용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자꾸 왜 아플까. 난 투수에 안 맞는 몸일까’라는 생각에 힘들었다”면서 “야구선수는 야구장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야수 전향을 고민했다. 야수를 해도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아프지 않고 노력할 자신은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과 구단 관계자, 여기에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과 코치진 모두 최준용에게 투수에 전념하는 게 정답이라고 조언했다.
최준용은 “작년 대표팀에서부터, 그리고 대표팀을 다녀온 뒤에도 여러분께서 투수의 가치를 일깨워주셨다. 그래서 안 아프도록 열심히 준비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님도 투수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제가 야수를 고집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굳혔다”고 덧붙였다.
최준용은 아프지 않으려면 ‘쉼표’를 찍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는 “무작정 많이 운동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전)준우 선배, (손)아섭 선배 등 안 아프고 오래 하는 선배들 보면 계획적으로 운동하고 쉴 땐 쉬더라. ‘쉴 때도 훈련해서 아픈가’ 싶어서 올해는 할 때만 하고, 쉴 때는 쉬자고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다행히 현재 컨디션은 순조롭다.
지바롯데와 교류전 1차전에 나섰던 최준용은 “지금 시점에 시속 140㎞ 후반대까지 공이 나오는 건 긍정적이다. 개막에 몸을 맞추고 준비하면 더 좋은 공을 던질 거다. 몸 상태나 구위 모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준용은 아프지 않게 던지려고 투구 자세도 조금 손봤다.
유연한 신체 능력을 활용해 큰 동작으로 던졌던 그는 투구 자세에서 군더더기를 빼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최준용은 “유연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쓴 게 독이 된 것 같다. 일본 투수들도 저보다 유연한데도 간결하게 던지더라. 아직 폼이 완전히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이걸 유지한다면 부상 없이 더 강하게 던질 수 있을 듯하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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