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무초 페이머스!(엄청 잘나가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아이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보증한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전력의 핵심이자 ‘인싸’다. 경기장에서도 김하성이 소개될 때, 김하성의 타석이 돌아올 때 유독 응원의 함성 소리가 커진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김하성이 ‘빅5’가 아닌 ‘원톱’으로 주목받을 일이 남았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개막 시리즈 얘기다.
김하성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4회까지 수비하고 타석에서는 2회 좌전안타와 4회 볼넷으로 100% 출루한 뒤 한국 취재진과 클럽하우스 식당 앞에 모여 인터뷰를 했다. 김하성은 여기서 ‘샌디에이고 빅5(매니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제이크 크로넨워스, 김하성)더라’라는 말에 “저는 빅5가 아닌 것 같다. 그냥 장난치면서 지낸다. 야구 얘기는 잘 안 하고 쓸데 없는 소리를 많이 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마침 이때 경기를 마치고 퇴근하던 타티스 주니어가 인터뷰하는 김하성을 목격하더니 “Mucho Famous!”하고 한 마디를 던졌다. 10여명의 취재진 앞에 선 김하성이 신기한 듯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2년 동안은 일본인 취재진에 비해 한국 취재진이 적어 내심 아쉬웠다고 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캠프가 애리조나에 차려졌던 지난해, 이정후와 고우석이 함께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올해는 그래도 체면이 섰다. 17일에는 “이렇게 많은 적은 없었다”며 웃었다.
한국 취재진만 김하성을 주목한 것은 아니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이 17일 스프링캠프 풀스쿼드(투수/포수, 야수조 전체 소집일) 첫날 폭탄 발언을 던지면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캠프의 주인공이 됐다. 실트 감독은 이날 주전 유격수였던 11년 2억 8000만 달러 몸값의 보가츠를 2루수로 기용하고, 김하성을 유격수 자리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2022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지만 지난해에는 새로 합류한 보가츠에게 유격수를 내줬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유격수를 되찾았다. 덕분에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클럽하우스에서 늘 미국 현지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다.
이제는 김하성이 주목을 독점할 수 있는 큰 행사가 열린다. 바로 다음달 17일 ‘스페셜매치’로 시작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 개막 시리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공식전인 만큼 사무국과 샌디에이고, LA 다저스가 모두 공들여 준비하고 있다.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와 내부 시설은 메이저리그 사양으로 새단장한다.
김하성은 홍보 영상 단골 손님이다. 23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고 얘기했다. 또 시즌 준비에 바쁜 와중에도, 또 지난 겨울 비시즌에도 서울 시리즈 홍보 영상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광장시장과 남산타워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누비며 서울 시리즈를 직접 홍보했다.
김하성은 “서울시리즈에 맞춰서 샌디에이고에서 준비를 잘 했다. 샌디에이고 팬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를 잘 알리고자 해서 구단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 팬들에게 한국을 더 알릴 수 있어서 앞으로의 미래를 봤을 때는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가능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투 서울:김하성의 등장’이라는 구단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성장 과정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로, 무려 시리즈물이다. 24일 에피소드 1이 공개됐다. 김하성의 아버지와 어머니, 초등학교 시절 지도자인 박건수 감독이 등장해 ‘샌디에이고 슈퍼스타’가 어떻게 자랐는지 들려준다.
초등학교 시절 김하성을 지도한 박건수 감독은 “상대 팀 선수였는데 그 팀에서 가장 눈에 화려해 보였다. 저 아이 괜찮네 했다”고 돌아봤다. 김하성의 아버지도 “경기를 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는데 하성이는 울었다. 그만큼 지기 싫어했다. 남다른 근성이, 승부욕이 있었다. 그런 기억이 있다”며 어린이 시절부터 ‘승부사’였던 김하성을 추억했다.
김하성은 영상에서 “일단 너무 좋다. MLB 역사상 처음 한국에서 개막시리즈를 하는데 일원으로 뛸 수 있어서 영광이고 기대된다”며 화려한 귀국을 고대했다. 또 “초등학교 때 전국대회 나가서 처음 홈런이라는 것을 쳐봤다. 그때 아버지가 용돈으로 만 원을 줬다. 그때 당시 초등학생에게 만 원이면 큰 돈이다. 기분 좋았다”며 웃었다. 또 “어릴 때부터 좋은 걸 많이 배워서 지금까지도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박건수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모교 야탑고에도 직집 방문했다. 김하성은 야탑고 계단에 있는 전면거울에서 스윙 연습을 했던 일화, 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짧은 까까머리를 세우고 다니던 일화를 들려주며 즐거워했다. 박효준(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도 등장한다.
김하성은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도 이번 서울 개막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라운드를 재정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직접 가서 봐야 어떤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뜬공에 시야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다들 워낙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라 빨리 적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하는 한편, “한국 팬들 앞에서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 자체로 설레고, 기대도 된다. 또 한편으로는 약간의 부담도 있다. 그런 마음이 교차하는데, 지금 한 달 정도 남았으니까 잘 준비해서 한국 팬들께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샌디에이고의 또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 고우석에게도 서울 개막 시리즈는 큰 의미가 있다. 40인 로스터가 보장되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26인 로스터 진입 여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고우석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뒤 서울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 목표다.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 스페셜매치
3월 17일 오후 12시 키움 히어로즈 vs LA 다저스
3월 17일 오후 7시 팀 코리아 v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월 18일 오후 12시 LG 트윈스 v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월 18일 오후 7시 팀 코리아 vs LA 다저스
#메이저리그 개막시리즈
3월 20일 오후 7시 5분 LA 다저스 v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월 21일 오후 7시 5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vs LA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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