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사령탑 부임설에 침묵을 지켜 온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 앞에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K리그1 울산 HD를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함께 새 전력강회위원회를 꾸리고,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물색에 돌입했다.
전력강화위 회의 결과 ‘국내파 감독’으로 의견이 좁혀지면서 홍명보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홍 감독 외에도 FC서울 김기동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등이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며칠 동안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내 의지가 없이 이름이 나오다 보니 힘들었다. 아는 것도 없었다. 그래서 옛날 생각도 나고 어려웠던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홍 감독은 2013년 6월 국가대표팀을 맡아 이끌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탈락한 뒤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결국 그해 7월 전격 사퇴를 발표하며 아쉽게 감독직을 내려놨다.
울산 HD 감독 부임 전까지 대한축구협회 전무를 맡았던 홍명보 감독은 “팬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예전에 협회에도 있었고, 지금은 K리그에 있는데 이런 문제로 대립하는 모습 자체가 마음이 아팠다”며 현 사태에 대한 작심 발언을 남겼다.
앞서 울산 팬들은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물망에 오르자 대한축구협회 사옥 앞으로 항의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홍 감독은 또 “대표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자꾸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개인적으로 불편하다”며 “지금은 K리그 이야기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다음 달 1일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024년 K리그1 3연패에 도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르면 내일(27일) 3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임시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임시 감독 후보로는 현재 올림픽대표팀을 맡고 있는 황선홍 감독과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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